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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 회장이 제주도 골프장 개발을 위해 관계사 자금을 계속 끌어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친족과 계열사 임원 명의로 남양개발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제주도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남양개발은 이달 7일 관계사 동광주택에서 금리 4.6%로 빌린 121억원의 만기를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동광주택은 아파트 시공, 분양 등을 담당하는 회사로 지난해 8월 부영CC와 합병해 제주 수망관광지 내 골프장 운영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분 91.5%를 보유한 동광주택산업, 100%를 가진 남광건설산업을 통해 동광주택을 간접 지배하고 있다. 동광주택산업은 동광주택 지분 91.5%, 남광건설산업은 나머지 3.5%를 쥐고 있다. 이 회장은 동광주택 대표 직함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동광주택은 남양개발에 475억원을 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4월 금리 5.5%로 194억원을 빌려준 뒤 7월에는 4.6%에 7억5000만원을 추가로 대여했다. 지금까지 동광주택이 남양개발에 빌려준 자금은 약 67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남양개발이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남양개발은 자본총계가 -30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0원이었고 당기순손실도 31억원이었다. 남양개발은 10년 넘게 매출 0원을 기록해왔다.
동광주택이 자금을 회수하려면 남양개발이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남양개발은 제주도 서귀포 서홍동 일대에 공시지가 251억원 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남양개발은 2010년 142만3364㎡의 부지를 매입했다. 장부가는 159억원으로 매입 당시보다 100억원가량 오른 상태다.
남양개발은 이 부지를 활용해 골프장과 관광휴양 리조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이 환경파괴 등의 이슈로 반대하면서 10년 넘게 골프장 사업은 표류하고 있다. 남양개발이 매입한 서홍동 토지 인근에는 높고 낮은 오름들뿐 아니라 서귀포 치유의숲, 미악산 등이 위치해 개발사업이 지연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영 관계자는 "이 지역이 관광지 일대라 이슈가 있어 사업 진행이 더딘 상태"라며 "레저 사업이 경기를 타는 만큼 비용 문제 등으로도 사업이 지연돼왔다"고 말했다.
부영그룹은 제주 중문관광단지 내 호텔과 리조트 외에도 남원읍 인근에 골프장 2곳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도에 추가로 골프장과 리조트를 개발해 사업 포트리오에 포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10년을 기점으로 친족 등이 가진 주식을 매입해 남양개발 주식을 모두 소유하고 있다. 2010년 기업집단 현황공시가 시작되면서 차명주식을 실명화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1983년 부영 설립 당시부터 금융거래가 정지되면서 친족이나 계열사 임원 명의로 주식을 명의신탁해 차명으로 주식을 보유해왔다. 부영이 처음으로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002년 이후 2013년까지 일부 차명주식을 숨기고 허위공시했다가 공정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돼 벌금형이 내려졌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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