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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이 4000억원 규모 하이브 전환사채(CB) 리파이낸싱을 위한 주관사로 선정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하지 못한 잔여 물량을 모두 인수하기로 하는 조건을 내세우며 발행사 측 부담을 덜어줬다. 하이브가 이번에 발행하는 CB는 3년 전 발행했던 CB 풋옵션(조기상환청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3년새 하이브 주가가 절반 넘게 꺾이면서 1차 풋옵션 청구 행사율은 99%에 달했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3년 전에 이어 올해에도 하이브 CB 발행 주관사로 선정돼 발행 조건 및 일정 등에 관해 세부 조정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3년 전 발행했던 3회차 CB와 마찬가지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 5년 만기 조건으로 발행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당시에도 미래에셋증권이 주관을 맡아 3900억원을 투자해 셀다운한 뒤 일부 물량은 보유 중이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전환 기준 가격인 전환가액보다 현 주가가 높으면 주식으로 바꿔 매도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어 채권의 조기 상환을 요구하고 원금을 돌려받는다.
즉, CB 투자자 모집의 핵심은 발행회사의 주가가 현재보다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야 한다. 그러나 현재 증시에서의 하이브 주가 흐름을 보면 그렇지 못한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회차 CB 발행 당시 하이브 주가는 38만5500원이었으나, 이날에는 17만6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락률은 54.3%에 달한다. 이에 따라 3회차 CB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풋옵션을 행사해 무려 99.95%의 행사율을 기록했다. 하이브가 CB 리파이낸싱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미래에셋증권 내부에서는 이번에도 하이브 주가가 현재보다 오를 것이라는 데에 베팅한 것이다. 실제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도 하이브의 주가 전망에 긍정적인 리포트를 냈다. 지난 8월 하이브의 상반기 실적 발표 직후 주가 상승 여력이 65.3%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는 30만원으로 제시했다.
김규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미국 침투력과 위버스라는 플랫폼의 확장성 때문에 경쟁 기획사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며 "게임과 테크가 경쟁 기획사들 대비 차별적인 역량을 위한 재료로, 올해의 수익성 악화는 수익원 창출을 위한 투자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매출은 음반 3829억원, 음원 1518억원, 공연 2068억원으로 전망했다. 세븐틴, BTS 솔로, TXT, 엔하이픈 등 팬덤 구매력이 강한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계획돼 있어서다.
이번에 발행되는 하이브의 4회차 CB 4000억원 규모 물량은 셀다운하지 못한 잔여 물량을 모두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하는 조건으로 주관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증권의 판단대로 하이브 주가가 오르면 수익을 얻게 되지만, 반대로 주가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든 물량을 떠안아야 되는 셈이다. 주관사인 증권사는 자기계정(PI)을 통해 실권 물량을 떠안는데,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평가손실은 불가피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8059억원, 내년 전망치는 8192억원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주관사로 선정돼 하이브의 CB 발행을 준비중에 있으나, 발행 조건 등은 공시사항이어서 사전에 미리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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