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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부족' 고개 숙인 박상현 두산에너 대표, 밸류업 자신감은 여전

Numbers_ 2024. 10. 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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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부족' 고개 숙인 박상현 두산에너 대표, 밸류업 자신감은 여전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소통이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박 대표는 시장에서 논란이 됐던 합병비율을 수정해 두산에너빌리티나 두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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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즁규 더플라자호텔에서 회사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두산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소통이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박 대표는 시장에서 논란이 됐던 합병비율을 수정해 두산에너빌리티나 두산로보틱스 주주들이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 대표는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본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주주들과 충분히 소통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점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간담회 말미에도 “소통부족으로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부연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아래로 이전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심사와 소액주주의 반발로 난항을 겪었다. 또 합병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대표의 사과도 이 같은 시장의 반발을 불식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이날 이사회에서 분할합병비율을 1대0.043으로 변경했다. 정정된 비율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가진 주주는 분할합병으로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를 받게 된다. 이는 주주들에게 더 많은 주식이 돌아가는 것으로 지난 7월11일(이사회)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기존 안보다 약 39만원 늘어나게 된다.

이 같은 결과는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꾼 데 따른 것이다. 또 시가만 적용했던 신설 투자법인-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에 두산밥캣의 경영권 프리미엄 43.7%도 반영했다.

박 대표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지난 수년간 그룹 사장단에서 의견을 나눈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0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구조조정 자금을 받고 2022년 전액 상환했다”며 “이때부터 에너지, 기계, 소재를 중심으로 한 뉴두산에 대한 구상이 있었고, 분기마다 사장단회의에서 내용을 공유하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분할합병에 따른 두산그룹의 밸류업 자신감도 여전했다. 핵심은 두산밥캣이 두산에너빌리티 산하에 있으면 서로 영위하는 사업이 달라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지만, 두산로보틱스와 묶이면 새로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연결회사로 재무성과를 공유하면 시너지에 대한 동기부여가 커지고 인수합병(M&A) 측면에서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과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전(SMR), 가스·수소터빈에 투자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의 전력 수요가 늘면서 SMR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지난주 엑스에너지에 대한 아마존의 5억달러 투자가 알려졌고, 뉴스케일파워도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전력공급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처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SMR 투자가 본격 확대되고 있어 당초 세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재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을 추가 투자할 때 예상되는 수익률이 15%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두산밥캣을 통해 얻는 기존의 배당수익보다 기대이익이 높다”면서 “2028년 기준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추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