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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금융 CEO]④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사장, 여승주-김동원과 함께 뛴 '운용통'

Numbers_ 2024. 10. 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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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금융 CEO]④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사장, 여승주-김동원과 함께 뛴 '운용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에서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직책이 바뀌면서 그룹 내 금융 계열사들의 글로벌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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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진화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에서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직책이 바뀌면서 그룹 내 금융 계열사들의 글로벌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한화투자증권도 예외는 아니다. 한두희 사장이 이끄는 한화증권은 올해 들어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공항 지분 인수에 이어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을 인수했다. 이는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 방침과 궤를 같이 한다.

다만 한 사장은 임기 내 수익성 개선 과제도 안고 있다. 과거에도 대규모 적자로 인해 그룹 차원에서도 구조조정 전문가인 여승주 부회장을 당시 한화증권 대표로 보내 경영 개선을 이뤘다. 그러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올해 2분기만 따로 놓고 보면 또다시 적자전환했다. 한 사장의 주특기였던 상품운용 부문에서도 성적을 제대로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화증권의 기초체력을 높여야 하는 임무도 부여받았다.

 

2015년 한화그룹 합류한 한두희 사장, 계열사 순환근무 눈길


2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지난해 3월 한화자산운용 대표에서 한화증권 대표로 부임한 후 첫 번째 임기를 수행중이다.

1965년생인 한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파생·대안운용본부장을 역임했던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한화그룹에는 2015년 한화증권 트레이딩본부장으로 합류했다. 김 사장이 한화그룹에서 한화생명으로 적을 옮겨 본격적으로 그룹 내 금융업을 도맡기 시작한 해와 같다. 이후 한 사장은 2019년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 2021년 한화운용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부터 한화증권을 이끌고 있다.

한 사장은 김 사장과 함께 여 부회장과의 그룹 내 계열사 이동 시점과도 엇비슷하게 맞물린다. 여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도 구조조정·체질 개선을 통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2015년 한화증권이 주가연계증권(ELS)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던 당시 여 부회장이 직접 한화증권 CEO로 부임하며 구원투수로 등판했을 때 한 사장은 한화증권 트레이딩본부장으로 합류해 사업부문을 뒷받침했다. 2018년 여 부회장이 한화생명으로 옮겨가 생명보험 업계의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서 체질개선에 나서기 시작하자 한 사장은 이듬해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상무에서 전무로 한 달 만에 승진했다.

한 사장이 그룹 내 금융 계열사 순환보직을 돌다가 CEO에 오른 것은 한화운용 대표이사 시절부터다. 한화운용에서의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초 한화증권 CEO로 부임했을 당시 한화그룹은 한 사장에 대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보험사 투자 업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운용통'인 한 사장이 지난해 1월 한화증권 대표이사로 오면서 수익성 개선 과제는 분명해졌다. 한화증권은 한 사장 취임 전인 2022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 539억원, 순손실 235억원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510억원, 순이익 13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영업적자는 68억원, 순이익은 270억원을 나타냈다. 순이익은 본업을 잘해서 늘었다기 보다는 한화증권이 과거에 투자했던 토스뱅크 지분투자 처분 이익 등의 일회성 요인 덕분이었다.


지배구조 완성된 한화금융, 한화증권도 글로벌사업 본격 드라이브


한 사장이 한화운용 대표이사로 재임하던 시절, 한화생명→한화운용→한화증권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비금융 계열사들에 흩어져 있던 한화증권 지분을 한화운용이 모두 인수한 것이다. 2021년 7월 한화운용 대표로 온 지 한 달여 만이었다. 당시 한화금융의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그룹 내에서 금융업을 진두지휘하는 김 사장의 지배력도 공고해지는 '일석이조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달 들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는 한화생명의 한화저축은행 지분 인수도 김 사장의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단행된 한화운용의 한화증권 지분 인수를 모방했다는 평가다.

한화증권도 다른 금융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김 사장의 직책이 CDSO에서 CGO로 바뀌면서 계열사 전반의 사업 무게중심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사업으로 옮겨가면서다.

최근 한화증권이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을 인수한 것도 그 일환이다. 칩타다나증권은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 계열사이자 30년 이상 업력을 가진 중견 금융사다. 한화증권은 리포그룹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증권이 3번째 동남아 진출국으로 선택한 인도네시아의 경우 디지털 금융 서비스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시장이다. 인구 2억8000만명, 평균연령이 29.7세다.

한화증권이 처음으로 진출했던 국가는 한화생명이 먼저 진출했던 베트남이었다. 2019년 12월 베트남과 2020년 12월 싱가포르에 파인트리증권을 출범시켰다. 현지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반 전략을 펼치면서 2021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세전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 파인트리증권은 웹트레이딩시스템(W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브로커리지와 신용공여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 파인트리증권은 상품 중개 및 투자자문(CMS)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벤처캐피털(VC), 프라이빗에쿼티(PE) 펀드 등 기관 대상 대체투자상품을 중개하는 사업을 전개한다. 이와 동시에 핀테크·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며 관련 딜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한화증권 투자은행(IB)부문에서는 직접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공항 지분을 지난 7일 인수했다. 세계적 인프라 투자운용사인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가 보유한 지분 중 약 5.4%를 1260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플랫폼 파트너스 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재간접 펀드를 통해 국내 기관 투자자들에게 공동 투자 제안에 나선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베트남, 싱가포르에 이어 인도네시아 진출을 확정지으며 동남아시아 주요 금융사로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경쟁이 심화된 국내시장을 넘어 성장을 모색하는 방안으로 디지털 금융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동남아시아 금융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