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Action/IPO

[KB발해인프라 IPO]① 대표주관사 KB증권, 기관투자가 모집 유인책은

Numbers_ 2024. 11. 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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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


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가 이달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분주하다. KB발해인프라는 KB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아 사회간접자본시설(SOC)에 주로 투자하는 공모펀드로, 2006년 KB국민은행과 국민연금 등 17개 기관이 출자해 설립됐다.

주주 구성 자체가 기관투자가들로 구성됐지만, 구주매출분을 제외하면 전부 의무보유 확약을 맺으면서 상장 직후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우려는 없앴다. 공모펀드 특성상 차입 한도 비율은 자본금의 30%로 제한돼 상장 리츠들보다도 상대적으로 운용 위험성이 낮은 것도 변동성이 확대된 최근 시장 분위기 상에서는 장점으로 꼽힌다. KB발해인프라의 최근 3년 평균 운용 수익률은 10%에 달했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은 이를 세일즈 포인트로 잡고 KB발해인프라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관투자가 모집에 나섰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KB발해인프라 상장을 위해 오는 12일까지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 희망가는 8400원으로, 구주매출과 신주발행을 통해 총 2000억원 규모를 공모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구주매출과 신주발행 비율, 공모가는 바뀔 수 있으며 시가총액은 공모 희망가 기준 1조693억원이 될 전망이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은 오는 18일부터 2일간 진행해 이달 26일 상장 예정이다. KB발해인프라가 코스피 입성을 완료하면 2006년 맥쿼리인프라에 이은 17년 만의 공모 인프라 펀드이자 국내 1호 상장 토종 인프라 펀드가 된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이며, 공동주관사로는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혔던 케이뱅크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참패하면서 KB증권은 KB발해인프라 공모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KB증권은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발행시장(ECM) 리그테이블 1위를 차지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0%, 51% 성장한 7355억원, 5526억원을 기록했다. IPO 주관 실적이 포함되는 ECM의 경우 11건의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완료한 데 이어 HD현대마린솔루션을 포함한 7건의 IPO 딜 주관 덕분이었다. 다만, HD현대마린솔루션 IPO 주관은 2분기 성적표다. 3분기 성적표에 포함될 예정이었던 케이뱅크 상장이 연기된 탓에 KB증권 주관 하반기 대형 딜은 KB발해인프라와 MNC솔루션 정도로 축소된 상황이다.

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 개요 /자료 제공=KB발해인프라 IR북


KB발해인프라의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구주매출 규모는 1026만2303주로, 국민연금·공무원연금·한화생명·DB손해보험 등 14개 기관들이 내놓는 물량이다. 총 상장 예정 주식 수의 8%에 해당된다. 이들은 상장규정 상 의무보유 대상자는 아니지만, 구주매출 후 잔여물량에 대해 자발적으로 6개월 동안 의무보유 확약에 동의한 상태다.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는 SC제일은행·KB국민은행·교보생명 등의 경우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 동안 보유수량 전량에 대해 자발적 의무보유에 동의했다. 의무보유 물량은 전체 상장 주식 수의 89.4%(1억1376만231주)에 달한다. KB발해인프라 주주들이 기관투자가들로만 구성됐어도 당장의 오버행 우려가 없는 배경이다.

이번 공모를 위해 KB발해인프라의 피어그룹(동종기업)으로 비교되고 있는 상장 리츠들과 달리 금리변동 대응력이 높은 점도 기관투자가 모집에 어필 요소로 꼽힌다. 상장 리츠들은 차입 한도가 자본의 200%인 반면 KB발해인프라와 같은 사모 인프라펀드는 자본의 30%로 한도가 낮기 때문이다. 최근 금리인하기와 맞물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금리 변동성은 확대되고 있다. KB발해인프라가 금리 변동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운용 위험성이 낮은 이유다. 

수익률이 높은 점도 또 다른 세일즈 포인트로 꼽힌다. KB발해인프라의 연간 운용 수익률을 보면 팬데믹이 발생했던 2020년에는 6.74%였지만, 이듬해인 2021년 10.79%, 2022년 11.44%, 2023년 10.54% 등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9.02%였다. 연평균 10% 안팎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올해 하반기 기준으로는 예상 배당 수익률로 7% 후반대가 제시됐다. 연말 결산에 따라 배당금 지급 대상이 확정되는 만큼 공모 투자자들은 올해 말까지 주식을 보유하면 기존 주주들과 동일한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KB발해인프라의 주요 투자 자산을 보면 △대구-부산간고속도로 △수석-호평간도로 △용마터널 △산성터널 △수원외곽순환(북부)도로 등 연간 약 1억800만대의 차량이 이용하는 우량 유료도로 자산에 투자해 운용 수익을 배당하고 있다. 2006년 설립 이래로 지난해 말까지 KB발해인프라가 배당한 누적금액은 1조144억원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KB발해인프라 자산의 70%, 수익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대구-부산고속도로 최소수익보장(MRG)가 2026년 2월 종료되지만, 내년에 선순위 대출 원리금 상환이 종료되므로 통행 수익을 모두 배당 수익으로 회수할 것"이라며 "대구-부산고속도로의 운영 협약 만기가 2036년이기 때문에 KB발해인프라는 상장 후 GTX-C 노선과 부산 승학터널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KB발해인프라 공모에서 기관투자가 배정 물량은 전체 공모 주식 수의 40%인 952만3810주로, 총 상장 예정 주식 수의 7.5%에 해당된다. 나머지 1428만5714주는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물량으로, 총 상장 예정 주식 수의 11.2%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