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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린 가운데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가 자산 유동화를 본격화할지 관심이 모인다. 이미 호텔롯데 등은 국내 렌터카 1위 및 종합 렌탈 기업인 롯데렌탈 경영권 매각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유동화 나서나...롯데렌탈 매각설
롯데렌탈은 최대주주 등이 외부로부터 롯데렌탈 지분 매각에 대한 제안을 받았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최근 해명 공시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롯데그룹이 롯데렌탈 매각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했으며 복수의 원매자와 협상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매각 대상은 호텔롯데(37.80%)와 부산롯데호텔(22.83%) 등이 보유한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 약 60.67%로 알려졌다.
롯데렌탈의 전거래일(22일) 기준 시가총액이 1조734억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지분 거래 규모는 1조~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렌터카 업계 1위인 점 등 시장 입지를 감안해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결과다.
호텔롯데는 롯데호텔 서울, 시그니엘 서울, 롯데호텔 월드, 롯데호텔 제주, 면세점 명동본점 등 호텔, 면세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롯데월드 어드벤처, 롯데워터파크 김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부여·제주·속초에 소재하고 있는 리조트 및 골프장 등 테마파크, 리조트 및 골프장도 운영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배구조상 롯데지주와 함께 국내 주요 롯데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어 사실상의 지주사로도 평가받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국내 계열사 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호텔롯데의 최대 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다. 특수관계사인 광윤사와 일본 주식회사L투자회사 등과 함께 99%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일본 국적 기업이 주인인 회사다.
호텔롯데가 각 관계사에 보유한 지분은 다수다. 호텔롯데는 3분기 말 기준 롯데쇼핑(8.86%), 롯데디에프리테일(91.52%), 롯데건설(43.30%), 롯데물산(32.83%), 롯데알미늄(38.23%), 롯데캐피탈(32.59%), 롯데상사(32.57%), 롯데지알에스(18.77%), 롯데글로벌로지스(10.87%)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면세 사업 부진에 3분기 적자 전환…차입 부담도 여전
호텔롯데의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롯데렌탈 등 관계사 지분 매각설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기준 호텔롯데가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은 2조3061억 수준이다. 호텔롯데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7108억원)을 모두 동원해도 갚을 수 없는 규모다. 호텔롯데로서는 기타유동금융자산(6563억원), 투자부동산(1조2154억원), 관계기업투자(4조2042억) 등 보유한 자산을 활용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는 자산을 활용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호텔롯데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올해 공모채 발행을 추진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차입 부담이 소폭 커진 상태다. 재무제표상 비유동 부채로 분류된 장기차입금은 전년 대비 13.55% 증가한 1조1461억원을 기록했다. 비유동 부채로 잡혔던 사채는 24.8% 늘어난 2조5706억원으로 집계됐다. 호텔롯데의 3분기 기준 총 차입금은 약 8조7616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65% 수준이다.
면세 사업 실적 악화 등에 따라 현금 창출력도 크게 악화된 상태다. 호텔롯데의 매출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3조742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85억원, -1301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89억원의 영업이익과 25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부진한 실적이다.
연결 실적의 65%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면세사업부의 실적이 꺾였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실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면세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18억원에서 -922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 지속으로 면세점을 찾는 관광객은 늘었으나 고환율 여파로 상품 원가 자체가 상승해 객단가가 높아지지 않았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큰손이었던 유커(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예전만큼 유입되지 않는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다점포 운영에 따른 인건비, 임대료 부담 등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431억원으로 순유입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전년(4493억원) 대비 68.1% 감소한 규모인 만큼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추세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롯데스카이힐김해CC 골프장(621억원)을 매각하고 L7 호텔 강남타워(3300억원)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동성 확보 계획 등은) 26일 기업설명회 이후 윤곽이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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