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기가 올 4월 메리츠증권으로부터 매수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권리를 일부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소액주주들과의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으로 지배력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화전기는 지난 8일 보유하고 있던 이아이디 BW에 부여된 신주인수권을 행사했다. 이를 통해 이화전기는 1062만6992주(발행주식총수 대비 4.35%)의 이아이디 신주를 확보했으며 지분율은 기존 22.27%에서 25.51%로 3.24%포인트 상승했다.
일부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해 현금으로 돌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풋옵션 행사 물량은 신주인수권 행사 물량과 동일한 1062만6992주다. 행사가격 941원을 대입한 총 상환액은 100억원이다. 나머지 1062만6992주에 해당하는 BW는 그대로 남겨뒀다.
해당 BW는 이아이디가 지난 2021년 11월 메리츠증권을 대상으로 발행한 14회차 BW다. 이번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거래 의혹’ 사태의 발단이 된 요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당시 메리츠증권은 총 1420억원을 투자해 이아이디의 2개 BW(13·14회차)를 인수하는 데 142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또한 같은 그룹사인 이화전기 BW에 400억원, 이트론 전환사채(CB)·BW에 650억원을 넣었다.
메리츠증권은 이들 BW를 꾸준히 주식으로 바꿔 장내 매도했다. 이후 올 5월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구속으로 이화전기가 거래정지되기 적진 지분 전량(32.22%)를 매도해 손실을 피했다. 메리츠증권이 지분을 처분해 거둔 이익은 약 33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공개되지 않은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투자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이화전기가 이번에 권리를 행사한 14회차 BW는 이 과정에서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이화전기는 올해 4월 10일 해당 BW를 장외매수했고, 총 5618만8751주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을 확보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화전기는 이를 4월 18일부터 24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센트럴타임즈’에 장외매도했다. 매도 물량은 총 2218만2375주다. 처분단가(1267원)가 취득단가(1230원)보다 높은 것을 감안하면 일부 차익도 남긴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화전기 입장에선 BW를 통해 이아이디에 대한 지배력 방어와 현금 확보 등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이아이디는 현재 소액주주들과의 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화그룹 3사(이화전기·이아이디·이트론)의 소액주주들은 앞선 김 회장 등 이화그룹 경영진의 횡령·배임, 거래정지 직전 메리츠증권의 지분 매도 등을 지탄하기 위해 지분을 모으고 있다.
이화전기는 관계자는 “지분율 확대 차원에서 신주인수권을 행사했다”며 “원래 전액 풋옵션을 행사해 상환 받을 예정이었는데 일부는 주식, 일부는 현금으로 받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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