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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합병 무산’ 두산에너빌리티, 2년간 7000억 투자 계획 차질

Numbers_ 2024. 12. 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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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합병 무산’ 두산에너빌리티, 2년간 7000억 투자 계획 차질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을 철회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개편 이후 2년간 원전 등에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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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분당 사옥 전경 /사진 제공=두산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을 철회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개편 이후 2년간 원전 등에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에 따라 향후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0일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분할합병 절차를 중단하고 두산로보틱스와 분할합병계약 해제 합의서를 체결했다”며 “이에 향후 예정된 모든 분할합병 관련 사항은 취소됐으니 투자자들은 유의하기 바란다”고 공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자회사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이를 통해 두산밥캣에 차입금 약 7000억원을 이전하고 비핵심자산인 두산큐벡스, D20 등을 매각해 현금 5000억원을 확보한 뒤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비상계엄 사태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찬성 입장이었던 많은 주주들이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하면서 당초 예상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초과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분할합병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계획도 어긋나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배구조 개편으로 투자여력을 확보해 2년간 7000억원을 조기 투자할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부터 영업이익 2000억원 이상의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CFO)는 이날 주주서한에서 “갑작스럽고 돌발적으로 일어난 일로 회사도 당장 분할합병 철회와 관련해 대안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한 뒤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최근의 원자력발전 호황이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동력 투자에 적기라고 판단하고 당장 유동성을 마련할 방안으로 두산밥캣 분할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분할 철회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필요해졌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회사채, 기업어음(CP), 유상증자 등을 활용한 추가 자금조달이다. 다만 당장 1조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천억원대의 투자를 집행할 자금을 확보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적인 부분은 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9월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 때 수요예측에서 주문이 몰리며 기존 5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증액한 바 있다. 올 2월에도 회사채 1000억원을 발행해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회사의 신용등급은 BBB+지만 시장에서 인기가 많아 발행금리도 상대적으로 낮다.

투자여력 확보를 위해 CP 발행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3분기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3조7600억원 수준이며 이의 상당 부분이 1년 단위로 연장하는 국책은행이 포함된 은행 차입금이다. 금리가 낮은 안정적인 차입 구조를 보이며 CP나 전자단기채 등 시장성 단기차입금은 없다.

유상증자 카드는 상대적으로 꺼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2년 채권단 체제를 졸업하기 위해 1조147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한 경험이 있다. 필요 자금은 조달했지만 막대한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본시장에 부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주주서한에서 설명했듯이 당장 투자여력을 확보할 계획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신중하게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