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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가 한정판 리셀(resell·한정판 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되파는 것)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자회사 에스엘디티(SLDT)와의 합병을 진행한다. 솔드아웃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운영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적자에 시달리는 솔드아웃이 무신사 품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무신사에 따르면 SLDT는 지난 2일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무신사와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무신사는 향후 법령 및 정관상 규정된 절차에 따라 합병을 추진한다. 2025년 상반기 중 합병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신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여러 플랫폼에서 공통된 영역을 연동·통합해 경영 효율화를 높인다는 목적이다.
‘가품 논란’으로 적자 지속
SLDT는 무신사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적자 자회사였다. SLDT가 운영하는 솔드아웃은 지난 2020년 시장에 등장해 한정판 아이템과 100% 정품 보장 판매, 저렴한 수수료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출시 당시에는 리셀 플랫폼 크림(Kream)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그러나 잦은 가품 논란으로 플랫폼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2022년 8월 한 소비자가 솔드아웃에서 약 200만 원에 구입한 나이키 운동화를 네이버 ‘크림’에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가품 판정을 받았다. 크림 측에서는 해당 제품을 가품으로 판정해 거래 불가를 통보했다. ‘가품 논란’은 같은 해 11월 반복됐다. 솔드아웃에서 구매한 나이키 운동화 제품이 또다시 크림에서 가품 판정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4월에도 솔드아웃에서 구매한 티셔츠가 크림에서 또 가품 판정을 받았다. 당시 솔드아웃 측은 개인 간 거래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한 것일 뿐, 자사가 직접 판매한 것이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다.
플랫폼 신뢰도가 급격히 저하되자 SLDT는 2022년 427억 원의 적자에 이어 지난해에는 28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에도 약 15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도 △2020년 25억 원 △2021년 16억 원 △2022년 35억 원으로 쉽사리 반등하지 못했다.
결국 SLDT가 외형 성장을 위해 선택한 것은 ‘수수료 인상’이었다. SLDT는 지난해 5월부터 판매 수수료를 기존 1%에서 2%로, 구매 수수료를 기존 2%에서 2.5%로 인상했다. 보관 수수료는 현행 3%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SLDT의 지난해 매출은 1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5.6% 급증하며 외형 성장에 드라이브가 걸리기 시작했다. 솔드아웃은 지난 2020년 7월 서비스 론칭 직후 2022년까지는 수수료를 별도로 부과하지 않았다.
SLDT는 올 초에는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재택근무와 대출이자 지원 등 직원 복지도 전면 폐지에 나섰다. SLDT도 무신사와 마찬가지로 그간 주 2회 재택을 기본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연이은 실적 악화로 긴축 및 경영 효율화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SLDT 경영 효율화 박차…리셀 인기는 '뚝'
SLDT는 합병이 마무리되면 자원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무신사 △29CM △엠프티 등 다른 플랫폼과의 상품 데이터베이스(DB) 연동 등으로 시너지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수 불황이 솔드아웃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신사에 합병됐음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실적 반등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정판 리셀’이 각광받던 코로나19 시기와는 달리,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중고 명품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불경기로 인한 알뜰 소비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값비싼 한정판 또는 리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한정판 상품이 예전만큼 인기를 끌기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현재 운영 중인 무신사, 무신사 글로벌, 29CM, 솔드아웃, 엠프티 등 서비스 간의 유기적 연동을 통해 팀 무신사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고객의 다채로운 취향까지 연결해 나가는 여정의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샛별 기자 jsb31660@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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