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차입금 감소…재무지표 개선 '결실'

▼기사원문 바로가기

엔씨소프트 차입금 감소…재무지표 개선 '결실'

 

엔씨소프트의 PC, 콘솔 신작 '쓰론앤리버티(TL)' /사진 =쓰론앤리버티 홈페이지

엔씨소프트가 확대보다 안정에 집중하며 재무지표를 개선했다. 가진 돈으로 빚을 갚으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하락했다. 내실을 다지며 체질을 개선한 후 신작의 흥행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16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총차입금 규모가 379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1.2% 줄었다. 지난 7월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6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하면서 총 1300억원을 상환한 결과다. 회사채의 이자율은 각각 1.798%, 1.87%다. 

엔씨소프트의 3분기보고서에 적시된  24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발행·상환 내역

엔씨소프트는 2021년 7월6일 총 24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회사채는 △3년물 700억원 △5년물 1300억원 △7년물 400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발행 총액과 이자율은 각각 1300억원과 2.12%, 400억원과 2.37%다. 남은 사채는 오는 2026년과 2028년에 만기가 돌아온다. 

회사는 앞서 발행한 회사채 1400억원을 상환하고 RDI센터 건립을 위한 토지비와 중도급을 지급하는 데 조달한 자금을 썼다. 같은 해 7월9일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600억원을 금리 1.87%에 빌렸다.

엔씨소프트는 가진 돈으로 빚을 갚으면서 외부 의존도를 낮췄다. 조 단위가 넘는 유동성으로 실탄이 넉넉한 데다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를 유지하며 무차입 기조가 유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금액으로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면 가진 돈이 갚을 돈보다 많다는 의미다. 

엔씨소프트의 올 3분기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4797억원으로 전년동기(2조1278억원) 대비 30.5% 감소했다. 현금성자산에서 총차입금을 뺀 3분기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조1000억원으로 25.8% 늘었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1668억원에서 올 3분기 -5115억원으로 유출 폭이 크게 확대됐다. 

엔씨소프트는 크래프톤과 함께 게임 업계의 '현금부자'로 꼽힌다. 위기에 대응해 오랫동안 현금보유량을 유지해왔다는 평가다. 올해 실적악화에도 풍부한 유동성과 무차입 경영을 유지한 결과, 빌린 돈을 갚으면서도 주요 재무지표를 개선한 것이 이를 잘 드러낸다. 엔씨소프트는 순차입금 감소에도 부채비율이 28.5%, 차입금의존도가 9.5%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8.6%p, 5.4%p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최근 실적악화로 위기에 처한 엔씨소프트는 올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조직을 전방위로 재편하며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번 차입금 축소도 이의 일환으로 보인다. 당장의 유동성 유지보다 이자 등 비용축소를 우선순위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5월 나이스신용평가의 정기평가에서 등급전망이 ‘AA(안정적)’에서 ' ‘AA(부정적)'으로 하향됐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의 매출 하락과 신작 공백, 흥행 부진으로 수익이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엔씨소프트의 긴축경영은 올해까지 이어진다. 업계는 엔씨소프트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올 4분기에 1000억원의 퇴직·위로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다수의 신작들이 성과를 내면 올해 추진한 비용효율화 작업이 성과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출시한 PC·콘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TL)’ 글로벌 버전의 흥행세와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택탄’의 성패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