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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아워홈 인수전,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구지은

Numbers_ 2025. 1. 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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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아워홈 인수전,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구지은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이 최근 진행 중인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전에서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형제 간 갈등으로 언니 구미현 회장에게 경영권을 빼앗겼지만 여전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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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이 한화-아워홈 인수전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강서구 아워홈 마곡식품연구센터 외관 /사진 제공=아워홈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이 최근 진행 중인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전에서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형제 간 갈등으로 언니 구미현 회장에게 경영권을 빼앗겼지만 여전히 2대주주로서 이번 인수전의 향방을 좌우할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구 전 부회장의 선택에 회사의 미래가 달린 만큼 그의 우선매수권 행사와 지분매각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아워홈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최종 거래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내년 초 아워홈 지분 100%를 1조5000억원에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구상이다. 

아워홈 지분구조 /그래픽=박진화 기자


하지만 구 전 부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한다면 한화의 아워홈 인수는 수포로 돌아간다.구 전 부회장은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 회장 연합에 밀려 경영권을 잃었지만 여전히 지분 20.67%를 보유한 대주주다.  아워홈 정관에 따르면 대주주 가운데 한 명이 지분매각을 시도할 경우 다른 형제·자매가 지분을 우선 매수할 수 있다. 지분 100% 인수를 목표로 하는 한화에는 구 전 부회장 지분의 향방이 관건이다. 

다만 업계는 구 전 부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매수권은 제안된 가격 이상에서만 행사가 가능한데, 이번에 한화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한 높은 가격을 아워홈 측에 제시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워홈이 기업공개와 매각을 병행하겠다고 밝혔을 때의 몸값이 약 5000억~6000억원이었지만, 이번에 한화가 제시한 몸값은 여기에 배를 곱한 것"이라며 "구 전 부회장이 이러한 높은 가격을 맞출 수 있는 재무적투자자(FI)를 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매수권의 유효성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있다. 아워홈 측은 올해 9월 구 전 부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 공동매각에 대한 의향을 묻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의견제시 기간으로 한 달을 줬다. 이에 구 전 부회장 측은 실사과정 참여권 보장과 가격 산정의 적합성을 따지기 위한 정보를 공유해달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아워홈 측은 구 전 부회장이 기간 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히지 않았으므로 권리가 소멸했다고 본다. 반대로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의 일방적인 통보였기 때문에 권리가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구 전 부회장이 지분을 끝까지 매각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한화가 나머지 지분을 사들인다 해도 구 전 부회장의 지분 때문에 경영상 제약이 생긴다. 주요 경영 사항을 결정하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 사항에서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출석주주의 3분의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 찬성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 전 부회장도 현재 가진 지분만으로는 그룹의 배당, 상장 등에 관여할 방법이 없어지기는 마찬가지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 전 부회장이 아워홈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고 경영권 사수를 위해 형제 간 갈등까지 겪었는데 이제 와서 형제끼리 뜻을 합쳐 경영권을 한화에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화 입장에서는 아워홈 인수를 통한 신사업 청사진을 그리고 있어 지분 100% 확보하는 데 집중하겠지만, 이에 실패한다면 사업 가능성과 경제적 효과 등을 다시 따져보고 인수를 재고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재윤 기자 kwo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