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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운용사와 투자은행(IB) 등의 금융사, 회계법인, 로펌 등의 자문사는 자본의 흐름과 국내 산업을 움직이는 시장 내 핵심 플레이어로 꼽힌다. 블로터·넘버스는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올한해 자본시장을 되짚어봤다.
올해 인수합병(M&A) 등 투자시장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고금리,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기침체 등 거시경제(매크로) 영향으로 지난해와 유사하게 침체 분위기가 지속됐다는 평가다.
블로터와 넘버스는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PEF 운용사 등의 운용사(GP)와 출자자(LP), 투자 관련 자문사 등 자본시장 관계사 61여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 응한 인원은 총 67명이다(시스템 오류로 인한 중복 응답 제거 등 유효 응답만 포함). 이들 응답자들은 2024년 자본시장을 진단해달라는 주관식 서술형 답변을 요구하는 질의에 대해 올해 투자 등의 자본시장이 전반적으로 불황이었다고 평가했다. 이같이 답한 인원은 총 31명(응답률 46.2%)이다.
응답에 응한 PEF 운용사 A 대표는 “하반기부터 M&A시장이 회복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경기침체·고환율·미국 대선·국내 정치 이슈로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LP 측 고위 임원은 “올해 자본시장은 고금리·인플레이션·지정학적 불안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기업투자에 많은 제약이 따른 한 해”라며 “양적·질적 위험관리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뷰티, 환경, 헬스케어 등 특정 산업 영역에서의 딜과 대기업 발 구조조정 딜만 활발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같이 답한 인원은 24명이다. 실제로 올해 자본시장에서는 △서린컴퍼니 △에코비트 △KJ환경 △SK스페셜티·SK렌터카 △롯데렌탈 등 뷰티, 환경 분야의 기업과 대기업 발 매물이 다수 출회됐고 관련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다.
설문에 응한 PEF 운용사 임원은 “평년 대비 당사가 주요 타깃으로 하는 중소·중견기업 M&A 및 지분투자 기회가 확연히 적었다”며 “대기업 리밸런싱 등의 사유로 카브아웃 딜 등의 M&A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문사 대표는 “산업 내 우수 기업과 일반 기업간 성과 격차가 커지며 우수기업에 대한 M&A는 활발히 진행됐다”며 “상대적 열위의 기업은 매수 매도간 밸류에이션갭(기업가치 차이)가 커 성공한 딜이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PEF 운용사의 펀드레이징 시장도 어려웠다는 답변도 일부 있었다. PEF 운용사 B 대표는 “프로젝트펀드 중심의 운용사(GP)로서 유동성이 가장 좋지 않았던 한해였다”며 “블라인드펀드 결성도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PEF 운용사간 빈익빈 부익부 문제 등 대형 운용사 위주로 출자가 배분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PEF 운용사 C 대표는 “금융기관 LP들 자본 비율 규제 등으로 펀딩 시장 어려운 가운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여전히 지속됐다”고 말했다. 한 LP 응답자는 “승자독식의 시대”라고 평가했다.
투자시장의 부진은 거시경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자본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금리 수준이 꼽혔다. 67개의 답변 가운데 37명이 투표했다. 투표율은 54.5%다.
기타 의견(19%)이 뒤를 이었다. 기타 의견 득표수는 13명으로 주로 경기 침체 및 전반적인 산업 불경기(7명)이 제기됐다. 자문사 관계자는 “화학, 배터리 등 침체에 따른 구조조정 및 경기 침체 등이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최근에는 미국 대선과 중국 등 지정학적 리스크, 탄핵정국 등 불안한 정치적 요인 등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PEF 운용사의 한 임원은 “전기차 시장, 반도체 등 한국 경제를 이끄는 산업의 침체와 고물가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의 득표수는 8표로, 응답률 기준 12%를 차지하며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설문에는 총 61곳의 자본시장 관계자 67명이 참여했다. IB 등의 금융사와 기관투자자 등의 LP는 17곳 19명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LP는 BNK투자증권, IBK캐피탈, KB국민은행, KB증권, NH농협은행, 대신증권, 무림캐피탈, 메리츠증권, 부국증권, 삼성증권(2명), 새마을금고중앙회, 신한은행(2명), 신한캐피탈, 키움증권, 하나은행, 하나증권, 한국교직원공제회 등이다.
PEF 운용사 등의 GP는 33곳의 관계자 34명이 응답했다. ATU파트너스, H&Q코리아, IBK기업은행(2명), IMM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 JC파트너스, KB증권, MBK파트너스, NH투자증권, SG프라이빗에쿼티, UCK파트너스, VIG파트너스, 글랜우드PE, 노틱인베스트먼트, 다올프라이빗에쿼티, 더함파트너스, 데일리파트너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신한투자증권, 아이젠PE, 아주IB투자,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이음프라이빗에쿼티, 큐리어스파트너스, 큐이디에쿼티(구 노틱캐피탈코리아), 큐캐피탈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하나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했다.
자문사에는 14곳의 관계자 총 14명이 응답했다. EY한영(회계법인) KB증권, 김앤장(법무법인), 디엘지(법무법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브릿지코드, 삼덕(회계법인), 삼일PwC, 삼정KPMG, 율촌(법무법인), 지평(법무법인), 케이알앤파트너스, 태평양(법무법인), 화우(법무법인) 등이 설문에 답했다.
위 기업명은 가나다순으로 나열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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