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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쌓아온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이 혁신과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정지우 SBVA 전무(사진)는 14일 <블로터>와 만나 올해 투자 방향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SBVA는 대중에게 익숙한 하우스 중 하나다. 전신인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는 2000년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창업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한국 지사로 벤처캐피탈 업계의 터줏대감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지난 2023년 손태장 미슬토 회장 등이 설립한 싱가포르 기반 투자 회사 디에지오브(The Edgeof)에 인수돼 독립하면서 SBVA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SBVA는 홀로서기를 한 지 올해로 3년차를 맞이한 지난해부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밴처투자 혹한기에서도 총 41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고 8개 기업에 1200억원을 투자했다. 또 2000억원을 회수하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코리아 벤처캐피탈 어워즈(Korea VC Awards) 2024'에서 올해의 VC 대형 부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정 전무는 지난 2015년 SBVA에 입사한 후 10년째 몸담고 있다.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전기공학 및 경영학을 전공하고 터치센서 반도체 설계회사 멜파스, 경영 컨설팅사 맥킨지를 거쳐 SBVA에 합류했다. 그는 오랫동안 회사를 지켜본 입장에서 SBVA로 독립한 이후에도 10년 이상 합을 맞춰온 파트너들 중심으로 투자원칙과 철학은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SBVA에는 창업가 출신인 이준표 대표를 중심으로 창업가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함께 고민하는 투자 철학이 형성돼 있다"며 "스타트업, 컨설팅, 투자은행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투자팀이 그러한 철학을 공유하며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투자 철학에 따라 루닛과 하이퍼커넥트, 당근 등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냈다.
SBVA는 IT기술 관련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하우스다. 투자 시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는 기업이 얼마나 큰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고 팀원들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다. 최근 SBVA가 투자를 결정한 곳은 자율주행 건설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고레로보틱스’와 약국 경영 통합 플랫폼 운영업체인 ‘바로팜’ 이다. 고레로보틱스는 프리A 라운드, 바로팜은 프리IPO 라운드에서 각각 투자를 집행했다.
SBVA는 피투자사에게 직접 해외 투자사나 유능한 임원급 인력을 추천하는 등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정 전무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경우 해외 진출에 있어서 SBVA가 연결해줄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이 있다”며 “기술력과 핵심 경쟁력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라면 우리가 VC로서 보유한 전문성과 인적 자산을 기반으로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전무는 벤처회사와 컨설팅기업 등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2021년부터 2022년까지는 포트폴리오사 중 하나인 Blank Corp.의 부대표(CSO)로 자리를 옮겨 회사의 턴어라운드를 이끌기도 했다. 정 전무는 “벤처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개발자로도 있었지만 상장을 준비하던 시기에는 재무실이나 생산관리 등 다양한 일을 했다"며 "덕분에 피투자사들의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눌 때 회사의 주요 화두를 잘 정의하고 정해진 기간에 어떻게 액션 플랜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총 4100억원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한 SBVA는 올해 글로벌 투자 보폭을 넓히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미국과 일본 기업에 투자를 늘리고 해외에 진출 가능한 국내 기업도 발굴할 계획이다. 정 전무는 “현재 운용 중인 펀드 중 미국 지역 AI 회사에 투자하는 전략 펀드 ‘알파인텔리전스사모투자 합자회사’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2023 알파코리아펀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일본 기업도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이제는 소프트뱅크 그룹과 관계사가 아니지만 특수관계인이라고 할 수 있는 손태장 회장이 SBVA의 대주주가 되면서 여전히 소프트뱅크 그룹과 밀접하게 사업개발을 논의하며 투자할 수 있는 시장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벤처투자 혹한기와 더불어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되면서 VC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정 전무는 “회수 전략까지도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맞다"며 "산업계의 다양한 회사들과 사업 개발을 논의하며 전략적 인수 기회 논의, 펀드 자산 유동화 관련한 특수 목적의 펀드와의 협업 등 SBVA는 다양한 회수 전략을 구상 중이다”고 언급했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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