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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 기대감 키우는 CVC…벤처투자 활성화 이끌까

Numbers_ 2025. 1. 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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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 기대감 키우는 CVC…벤처투자 활성화 이끌까

국내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의 혹한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룹사로부터 출자를 받을 수 있는 CVC 입장에서는 펀드 조성 난이도가 독립계 VC보다 비교적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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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의 혹한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룹사로부터 출자를 받을 수 있는 CVC 입장에서는 펀드 조성 난이도가 독립계 VC보다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CVC가 국내 벤처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17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활문화 기업 LF의 CVC인 LF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210억원 규모의 ‘소프트산업육성투자조합’과 200억원 규모의 ‘사이버시큐리티이노베이션투자조합’ 등 총 2개 신규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했다. 지난 2023년 1월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인가를 받은 후 2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비교적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펀드 결성 당시 모회사인 LF가 결성액의 상당 부분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그룹의 CVC인 동국인베스트먼트 역시 최근 675억 규모의 신규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했다. 이 가운데 앵커 LP인 동국제당이 200억원을, 동국씨엠과 동국홀딩스, 인터지스가 각 155억원씩 출자했으며 동국인베스트먼트는 GP커밋으로 10억원을 댔다. 결성액의 절반 이상을 그룹사에서 조달한 것이다.

다른 신생 CVC인 삼천리인베스트먼트 또한 최근 200억원 규모의 세 번째 벤처펀드 조성을 목전에 두며 빠르게 규모를 늘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천리는 삼천리인베스트가 결성한 두 개의 펀드에 총 150억원을 출자했다. 

이처럼 CVC의 펀드 결성 속도가 빠른 것은 그룹사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독립계 VC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여러 정부 출자사업과 공제회, 연기금 등의 주요 출자자(LP)들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과 비교하면 펀드 조성이 비교적 수월하다고 볼 수 있다. 재무적 투자(FI)와 전략적 투자(SI)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갖추고 있기 때문에 투자의 기간이나 수익률 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도 장점이다. 벤처투자 선도국으로 꼽히는 미국은 CVC가 전체 투자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정부 역시 CVC를 통한 민간자금의 벤처투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어서 투자금액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일반 지주회사가 CVC를 설립할 수 있게 된 것은 공정거래법이 개정 및 시행된 후인 2022년부터다. 불과 3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정부는 국내 벤처 투자 시장에서 CVC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CVC가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한국인이 해외에서 창업한 국외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 제약을 완화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일 발표한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서 벤처기업 발굴·투자 활성화를 위해 CVC 규제 완화 전략으로 CVC 외부출자 비율을 기존 40%에서 50%로 확대하고, 해외투자 상한도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지주회사의 CVC설립이 허용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투자사를 설립해 미래성장동력과 신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중기부의 모태펀드 예산이 이전에 비해 줄어든 상황에서도 CVC가 활성화되면 민간자금이 유입돼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입장에서도 투자금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자본력과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