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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얼굴 은행장]④ 농협 강태영, '내부통제 마비' 불명예 씻는다

Numbers_ 2025. 1. 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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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얼굴 은행장]④ 농협 강태영, '내부통제 마비' 불명예 씻는다 

강태영 신임 NH농협은행장은 변혁적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이찬우 농협금융그룹 회장의 '조직 쇄신' 기치와 더불어 강 행장은 '신뢰', '내부통제, '디지털 리딩뱅크' 등에 무게를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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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진화 기자


강태영 신임 NH농협은행장은 변혁적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이찬우 농협금융그룹 회장의 '조직 쇄신' 기치와 더불어 강 행장은 '신뢰', '내부통제, '디지털 리딩뱅크' 등에 무게를 두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그룹 디지털 금융 부문 부사장을 지내며 혁신을 주도한 이력이 있는 강 행장은 자타공인 디지털 전문가로서 탁월한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농협금융 최대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긴 그가 금융에 '품격을 담겠다'는 목표를 세우면서 금융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행장이 취임 원년을 맞아 설정한 경영 좌표는 △고객 신뢰 및 동반성장 △원리원칙 재정립 및 내부통제 혁신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 △미래 금융 선도 등으로 집약된다. 특히 내부통제는 강 행장의 최우선 가치로 "은행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내부통제를 한 층 더 강화해 금융사고 예방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 행장은 30여년이 넘게 농협금융에 몸담으며 다년간 여신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인사부 등 주요 요직을 거친 육각형 인재다. 진주 대아고등학교, 건국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2010년 농협중앙회 카드마케팅부 카드상품개발팀 팀장으로 근무한 이후 △농협은행 인사부 노사협력팀 팀장 △인사부 인사팀 팀장 △올원뱅크사업부 부장 △디지털전략부 부장 △서울강북사업부 사업부장을 거쳤다. 

2023년에는 △농협은행 DT부문 부문장 겸 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역임했고 이듬해 △NH농협캐피탈 지원총괄 부사장에 올랐다. 올해 1월 농협은행장으로 취임했다. 

강 행장은 금융에 품격을 담아야 한다는 명확한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이어 원리와 원칙을 재정립해 신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더욱이 지난해 거듭된 금융사고에 내부통제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받은 가운데 강 행장의 구호는 많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은행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금융사고는 총 16건이 발생했다. 이중 100억 이상의 사고는 3건이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살펴보면 △국민 19건 △하나 8건 △우리 6건 △신한 4건 순이다. 

올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면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를 위해 강 행장은 업무 재설계로 모든 과정을 시스템화하고 취약점을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농협은행 내부통제 강화 추진 과제는 크게 △디지털 내부통제 고도화 △내부통제 취약점 전면 재정비 △책임체계 및 조직문화 혁신 △내부통제 인프라 강화로 집약된다. 금융사고 조기 적발을 위한 상시 감시 탐지 고도화를 도입했고, 자점감사 본부 집중화 및 디지털화 등에 나선다.

이는 위기 상황별 시나리오를 수립, 관리해 변동성 확대에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그의 기업문화 지향점으로 읽힌다. 강 행장은 "효율적 자산운용과 자본적정성 제고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NH '뚝심'...디지털 리딩뱅크 이어간다


강 행장은 농협금융의 디지털 도약을 이끈 인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2023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부문 부행장 재임 기간에 농협금융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임했다. 은행 뱅킹 앱인 'NH올원뱅크'를 그룹의 슈퍼플랫폼으로 전환하는데 앞장선 디지털 전문가다. 

앞서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농협은행의 올해 주요 경영전략인 디지털 혁신 주도,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부합한 인물로 강 행장을 꼽았다. 

그가 신기술에 높은 이해도를 갖췄고, 데이터에 기반한 초개인화 마케팅을 적극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NH올원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말 기준 431만9896명에 달한다. 

취임사에서 강 행장은 "금융 패러다임의 대전환으로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고객 전략을 새롭게 재편하고 디지털 리딩뱅크로 도약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강 행장에게는 수익성 개선이라는 막중한 임무도 맡겨졌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65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이는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지만 주요 은행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 같은 기간 △신한 3조1028억 △하나 2조7808억 △국민 2조6179억 △우리 2조5244억 순이다.

전체 여신 연체율은 지난 3분기 0.54%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국민·신한(0.28%), 우리(0.3%), 하나(0.32%) 순이다. 같은 시기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0.01%p 하락한 18.65%를 기록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판매관리비 등 비용 효율화와 적극적인 부실채권 관리로 대손비용 감축, 우량·건전 여신의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sm@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