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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포커스] 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 올해는 없다?

Numbers_ 2025. 2. 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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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포커스] 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 올해는 없다?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올해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선 주주제안 당시 2월 초부터 요구사항을 회사에 전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3월 마지막 주 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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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선우 기자, 자료=금호석유화학 홈페이지·박철완 주주제안 홈페이지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올해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선 주주제안 당시 2월 초부터 요구사항을 회사에 전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3월 마지막 주 주총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박 전 상무가 이달 14일까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올해는 주주제안이 없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주주제안으로 경영진에 반기…주총서 좌절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두고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2021년 정기 주총을 앞두고서다. 그해 1월 박 전 상무는 지분 특별관계를 해소하며 박 회장 일가와 선을 그었다. 당시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 박 전 상무의 이탈로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기존 24.9%에서 14.9%로 줄었다.

지분으로 얽힌 관계를 정리한 박 전 상무는 두 달 뒤 열린 주총에서 주주로서 목소리를 냈다. 박 전 상무는 △미래 성장 △거버넌스 개선 △지속가능 경영 등을 골자로 △본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것 △배당 수준을 높일 것 △소위원회를 추가로 설치할 것 등을 박 회장에 제안했다. 제안한 대부분의 안건이 참석 주주 과반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대표 기관 투자가인 국민연금이 반대한 것이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이사회 보다 4000원~6000원 더 많은 배당금을 제시했지만 다른 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2024년에는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함께 움직였다. 차파트너스는 앞서 토비스, 남양유업 등을 상대로 주주제안을 올려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단 평가를 받았다. 박 전 상무는 차파트너스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지분까지 걸었다. 개인 최대주주 의결권을 차파트너스도 갖도록 공동보유 계약을 맺은 것이다. 

주주제안의 주체도 박 전 상무에서 차파트너스로 변경됐다. 모든 권리를 차파트너스에 위임한 까닭이다. 행동주의 펀드 성격에 맞춰 차파트너스는 자기주식 처분 등 주주가치 제고에 무게를 뒀다. 전략의 변화에도 박 전 상무 홀로 나섰을 때와 결과가 같았다. 2년간 단계적으로 전량 소각을 위한 정관 변경 안은 찬성률이 26%에 그쳤다. 차파트너스가 추천한 사외이사 역시 주총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해 주주제안 숨고르기?

올해 주총을 앞두고 시장은 설왕설래했다. 박 전 상무가 차파트너스와 한번 더 견제구를 던지지 않겠냐는 예상을 내놓으면서도 조용히 지나갈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실제 2023년에도 박 전 상무는 주주제안을 하지 않았다.

특히 차파트너스는 작년 주총을 앞두고 취득한 금호석유화학 지분 0.03%를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다. 박 전 상무와 의결권 공동행사 계약도 유효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법상 주주제안은 주총 개최일 6주 전까지 가능하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직까지 주총 일을 공시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 주주제안 가능 시점을 계산하기 어려운 까닭에 직전 연도 주총 일을 기준으로 계산할 수 있도록 2009년 법이 개정됐다. 

작년 금호석유화학 주총 일은 3월 22일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이달 8일인데 이날은 주말로 등기가 오지 않는다. 박 전 상무는 주주제안을 하려면 7일까지 회사에 통보해야 했다. 실제 금호석유화학 측은 주주제안에 나설 것을 예상하고 지난주까지 상황을 지켜봤다. 3월 마지막 주 금호석유화학은 주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작년 주총일 기준으로 하면 주주제안이 마감됐지만 며칠 더 여유를 두고 기다렸다"며 "아직까지 주주제안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2년, 2023년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약 25%를 배당했다. 여기에 자기주식 소각·매입을 포함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40%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했다. 올해도 배당, 자사주 활용 등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주주환원 규모를 주총 안건으로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