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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한미약품그룹, 이사회 균형도 깨졌다...경영권 분쟁 마무리 국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1년여 만에 종식될 가능성이 커졌다. 4자연합 측이 회사 지분율뿐만 아니라 이사회까지 장악하는 수순으로 접어들면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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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1년여 만에 종식될 가능성이 커졌다. 4자연합 측이 회사 지분율뿐만 아니라 이사회까지 장악하는 수순으로 접어들면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그룹이 분쟁을 끝내고 경영 정상화에 돌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형제 측 이사 3명 자진사퇴...이사회 구도 5대 3으로 4자연합 우세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봉관 한미사이언스 사외이사는 지난 10일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임했다. 기타 비상무이사인 권규찬 이사도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남병호 한미약품 사외이사도 자진 사임했다.
이로써 한미사이언스 등기이사는 종전 10명에서 8명으로, 한미약품은 8명에서 7명으로 각각 2명, 1명씩 줄었다.
이들 3명은 대표적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 우호 인사로 분류된다.사봉관 사외이사와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는 지난해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됐다. 사봉관 사외이사는 법조인 출신으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부장판사와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는 대웅제약 연구실장, 한미약품 글로벌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한미약품 재직 당시 임종윤 사장과 호흡을 맞췄다. 2023년에는 임종윤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에도 올랐다.
남병호 사외이사는 지난해 6월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됐다. 남병호 사외이사는 국립암센터에서 암통계연구과장·임상연구협력센터장·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등을 역임했다.
형제 측은 최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4자연합과 연대하면서 와해된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윤 이사는 지난해 연말 상속세 납부와 주식 담보 계약 부담 완화를 위해 보유하던 한미사이언스 지분 5%를 4자연합에 매도하며 이들과 연대하게 됐다.
이미 회사 내부에선 임종훈 대표가 경영권을 사실상 포기한 듯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그룹 투자 전략 수립 등 핵심 과제를 담당했던 김영호 경영지원 상무가 최근 회사를 떠난 것이다.
김영호 상무는 투자은행(IB)업계 출신으로 크레디트 스위스 증권 서울지점 IB 부문장을 거쳐 지난해 5월 한미사이언스에 입사했다. 형제 측의 브레인으로 경영권 핵심 키맨으로 불린 인물이다.
4자연합 임종훈 대표 해임 여부 주도
형제 측 인사들이 대거 사임하면서 이사회는 4자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라데팡스)쪽으로 기울었다. 특히 한미약품 이사회에 임 대표 측이 추천했던 인물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기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4자연합 측과 형제 측이 5대 5 동수를 이루고 있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멤버는 △임종윤, 임종훈, 권규찬, 배보경, 사봉관, 송영숙,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 신동국 등으로 구성됐으나 이 가운데 사봉관, 권규찬 이사가 이탈하면서 이사회 구도는 4자연합과 형제 측 5대 3으로 바뀌었다.
한미약품 이사회 역시 4자연합 측이 장악했다. 지난해 12월 임시 주주총회 이후 4자연합 측과 형제 측이 7대 3 전열을 이루고 있었지만 형제 측 유일 인사인 남병호 사외이사가 사임하면서 7대 2로 더욱 기울어졌다.
4자연합 측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해임 여부도 주도하게 됐다. 대표이사 해임의 경우 이사회 구성원 중 3분의 2가 동의해야 한다. 임 이사 측과 4자연합 측 이사진의 비율이 3분의 2로 채워져 있어 이들이 대표이사 해임을 주도할 경우 방어할 방법이 없다.
경영권 분쟁으로 깊은 내홍...신동국 등 4자연합 인사 거취 주목
이로써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1년여 만에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사회 구성과 지분율 모두 4자연합 측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앞서 임종윤 이사는 지난해 12월 신동국 사외이사에 한미사이언스 주식 205만1747주를 759억원에 장외 매도하고 킬링턴에 136만7831주를 506억원에 처분하는 등의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4자연합 측 우호 지분율은 54.41%, 형제 측 우호 지분율은 21.87%로 벌어졌다.
경영권 분쟁이 종식되면 당장 내부 조직 정비가 최우선 과제다. 1년 넘게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오너 일가뿐만 아니라 내부 임직원들도 휘말리면서 깊은 내홍을 겪었기 때문이다. 오너일가 다툼 과정에서 생긴 이사진 공백과 내부 분열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신동국 회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신동국 회장의 지분율은 한양정밀 포함해 21.92%다. 한양정밀은 신동국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업계에선 3월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 건이 제안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도 점쳐진다. 4자연합 측 인물로 꼽히는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 사외이사의 임기 만료는 오는 3월이다. 이들의 자리를 김 대표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종식과 한미약품그룹 경영 정상화로 나아가는 구체적인 첫 번째 발걸음”이라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와 관련한 후속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상우 기자 1000tkdd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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