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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워치] 상장 재수생 SGI서울보증 "주주환원 최소 年2000억"

Numbers 2025. 2. 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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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워치] 상장 재수생 SGI서울보증 "주주환원 최소 年2000억"

코스피 상장에 재도전하는 SGI서울보증보험이 주주환원책으로 기업공개(IPO)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상장 후 3년 동안 주주환원에 연간 2000억원을 최소 보장한다는 게 골자다. SGI서울보증의 IPO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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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순 SGI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가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환원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SGI서울보증


코스피 상장에 재도전하는 SGI서울보증보험이 주주환원책으로 기업공개(IPO)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상장 후 3년 동안 주주환원에 연간 2000억원을 최소 보장한다는 게 골자다. SGI서울보증의 IPO는 설비 투자로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주 발행을 섞어 공모하는 다른 IPO 추진 기업들과 달리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회수 성격이 강해서다. 이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도 투자심리를 악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SGI서울보증은 공모가격도 처음 추진 당시보다 낮춰 제시했다.

19일 이명순 SGI서울보증 대표는 서울 여의도에서 IPO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상장으로 국내 유일의 종합보증보험사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대표 배당주로서 시장투자자들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1969년 설립된 SGI서울보증은 국내 유일한 전업 보증보험사다. 1998년 외환위기(IMF) 당시 부실 금융기관이던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합병해 지금의 SGI서울보증이 탄생했다. 각종 계약 이행 보증과 신원 보증, 전세자금 대출 보증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69조원의 보증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희망 공모가밴드는 2만6000~3만1800원으로, 오는 20일부터 5영업일 동안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공모가를 확정한 뒤 다음 달 5일과 6일 간 일반청약을 거쳐 같은 달 14일 코스피시장에 입성하는 일정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으로 1조8154억~2조2203억원가량이다. 93.85% 지분율로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 중 10%인 698만2160주를 구주매출하는 방식으로 공모가 진행돼 1816억~2220억원을 모집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맡았다.

SGI서울보증이 IPO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3년 첫 도전 당시 몸값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며 상장 추진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희망 공모가밴드는 3만9500~5만1800원으로, 지금의 공모가보다 35~38% 높은 수준이었다. 이번에 공모가를 대폭 낮추며 시장친화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공적자금 상환을 위해 예보의 구주매출로만 이뤄지는 이번 공모는 SGI서울보증의 미래사업 투자 계획에 대한 재투자는 이뤄지지 않는다.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는 이번 IPO 이후에도 지속 이뤄질 예정이어서 오버행 이슈 역시 불가피한 상태다. 공모주 투자는 통상적으로 IPO 추진 기업이 기업가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를 제시하기 때문에 증시 입성 후 공모가 대비 주가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다.

그러나 오버행 우려가 더 크다면 보호예수를 걸어두더라도 공모가 대비 주가수익률이 크게 높아질 수 없다는 점이 부각돼 투심은 냉랭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SGI서울보증 측은 주주환원 최소 보장 금액을 제시하며 새로운 주주환원책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향후 3년 간 총주주환원 규모를 연 2000억원 수준으로 보장한다는 중장기 주주환원 목표를 수립했다"며 "주당 최소 배당금 제도를 도입했으며 올해 반기 결산 시 밸류업 공시를 통해 구체적인 금액을 공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GI서울보증은 지난 1월 정관개정을 통해 분기배당 근거규정을 마련했다. 상장 후 실적, 주가추이, 대외환경 등을 고려해 분기배당을 실시한다. 그 외에도 상장 후 최대주주의 소수지분 매각에 따른 오버행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도 병행하여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보호예수 기간도 종전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됐다. 보호예수가 걸린 주식은 최대주주인 예보(상장 후 83.85%)와 우리사주(2%) 보유 물량이다. 일반공모 물량은 698만2160주 가운데 80%로,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 수의 14.15%인 987만8000주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최소 보장 주주환원 규모 등 감안했을 때 2023년 추진 당시보다는 무리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면서도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 관련 오버행 우려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SGI서울보증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통해 오버행 우려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주주환원책을 제시했으나, 유통주식 비중 등을 감안할 때 대응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