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Action/IPO

베인캐피탈, '빚더미' 인스파이어 인수 득일까 독일까

Numbers_ 2025. 2. 24. 16:26


▼기사원문 바로가기 

 

 

베인캐피탈, '빚더미' 인스파이어 인수 득일까 독일까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의 경영권을 확보한 것이 성공적인 선택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베인캐피탈이 재무 구조

www.numbers.co.kr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탈이 지난 18일 모히건의 자회사인 ‘MGE 코리아 리미티드’의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경영권을 확보했다. /사진 제공=인스파이어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의 경영권을 확보한 것이 성공적인 선택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베인캐피탈이 재무 구조가 취약한 인스파이어를 어쩔 수 없이 떠안았다고 보지만, 장기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인스파이어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지난 18일 모히건의 자회사인 ‘MGE 코리아 리미티드’의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경영권을 확보했다. 모히건은 지분 100%를 담보로 베인캐피탈에 2억7500만 달러(약 4000억원)를 대출받았으나 특정 금융 약정을 지키지 못하면서 베인캐피탈이 인수 권리를 행사했다. 베인캐피탈은 모히건이 추진한 인스파이어 리조트 1단계 개발 사업에 약 2100억원을 투자한 주요 재무적투자자(FI) 중 하나다. 

시장에서는 베인캐피탈의 인스파이어 인수가 실질적인 이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베인캐피탈이 모히건의 지분을 직접 인수한 것이 아니라, 대출 약정 불이행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경영권을 넘겨받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공식 개장한 인스파이어는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개장 첫해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46.8%로 전년(242.48%)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차입금 의존도는 64.7%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영업손실이 누적되면서 자본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특히 인스파이어리조트의 총 금융부채(2조4775억원) 중 5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복합리조트 및 카지노 사업의 부진으로 현금 창출력이 저조한 가운데 채무 상환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회사의 유동자산은 1776억 원으로 전년(4347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며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이미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추가 차입 시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는 12월 1일에는 1조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상환이 예정돼 있다. 해당 자금은 인스파이어가 2021년 국민은행을 포함한 67개 금융회사에서 차입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말 기준 인스파이어의 현금성 자산은 1386억원에 불과해 원활한 상환을 위해서는 리파이낸싱이 필수적이다.

게다가 모히건이 베인캐피탈의 경영권 확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경영권 분쟁이 법적 공방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히건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베인캐피탈에 재무 계약 수정안을 제안했지만 베인캐피탈이 이를 거부하고 우선적인 지급 조건을 요구했다"며 “인천 지역사회와 한국 국민에게 경제적·사회적 기여를 약속한 선의의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베인캐피탈이 인스파이어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경영권을 확보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베인캐피탈은 인스파이어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깊이 관여해왔고 글로벌 호텔과 리조트,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풍부한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운용 자산만 1850억달러(약 250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모펀드로, 기업 가치 평가와 장기적인 수익 창출 전략을 철저히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베인캐피탈과 같은 대형 사모펀드는 철저한 실사 없이 경영권을 넘겨받지 않는다”며 “인스파이어의 미래 수익성을 높게 평가하고 투자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스파이어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권태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데이터전략팀장)은 “카지노 산업은 일반 관광업보다 부가가치가 높으며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촉진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한다”며 “운영이 정상화될 경우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유리 기자 yrle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