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SK 바이오 톺아보기] ④ SK바이오사이언스, 그룹 개편 속 지배구조 변화 촉각

Numbers_ 2025. 2. 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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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바이오 톺아보기] ④ SK바이오사이언스, 그룹 개편 속 지배구조 변화 촉각

SK그룹의 제약·바이오 계열사가 각자도생하는 가운데 사업 재편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도 주목된다. SK케미칼의 지분 축소를 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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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사진 제공=SK바사


SK그룹의 제약·바이오 계열사가 각자도생하는 가운데 사업 재편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도 주목된다. SK케미칼의 지분 축소를 통한 독립기업화 또는 SK바이오팜과의 통합이 주요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SK그룹 바이오 재편...'선택 아닌 필수'

SK바사는 지난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해 설립된 백신 전문기업이다. 지배구조를 보면 현재 SK케미칼이 최대주주(지분율 67.76%)다. SK케미칼은 SK디스커버리가 지분 40.9%를 갖고 있다. SK디스커버리의 최대주주는 40.72%를 확보한 최창원 부회장이다.

이후 최 부회장이 2023년 말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그룹의 체질개선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열린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 관심이 쏠렸다. 최 부회장이 의장에 오른 뒤 처음 개최된 회의인 만큼 그룹 내 제약·바이오 계열 사업 재편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각 계열사의 분야가 너무 달라 섣부르게 개편을 결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은 최태원 회장 산하의 SK바이오팜·SK팜테코와 최 의장이 거느리는 SK바사·SK플라즈마 등으로 나뉜다.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 기업이고 SK팜테코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다. SK바사는 백신을, SK플라즈마는 혈액제제 사업을 맡고 있다.

업계는 향후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 재편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양한 계열사를 통해 제약·바이오에 진출한 SK그룹이지만 시너지 없이 각각의 사업을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겹치는 분야가 가장 큰 문제다. SK㈜ 계열의 SK팜테코와 SK바사는 CDMO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거나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했다. 실제로 지난해 SK바사가 IDT바이오로지카 인수를 추진하던 시기에 이미 CDMO 사업을 벌이던 SK팜테코와의 중복투자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와 맞물려 SK팜테코 매각설도 나돌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 계열사의 사업이 워낙 달라 섣부른 개편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의 바이오 사업을 콤팩트하게 줄여야 한다는 최 회장의 의중이 단호하기 때문에 (개편)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SK바사 재편 속 시나리오는?

향후 그룹이 재편될 경우 SK바사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사의 전환과 관련해서는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먼저 SK케미칼이 보유한 SK바사 지분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궁극적으로는 SK바사가 완전한 독립기업으로 운영되는 방안이다. 현재 SK케미칼은 SK바사의 최대주주로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백신·바이오 전문기업으로서 회사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분구조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SK바사는 자사주를 매입해 시장에서 유통되는 지분을 조정하거나 전략적 외부 투자 유치 등으로 새로운 주주를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이나 장기적인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투자자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SK바사와 SK바이오팜의 통합 가능성이다. SK바이오팜은 현재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개발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상업화를 추진하는 등 신약개발 역량을 갖췄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CDMO 및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사업으로의 확장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SK바이오팜이 CDMO 및 CGT 사업 진출을 본격화할 경우 이미 생산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SK바사와의 통합은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안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바이오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 간 중복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조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 시나리오 중 하나가 SK바사의 조직 및 지배구조 개편”이라고 말했다.

천상우 기자 1000tkdd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