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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워치] 티엑스알로보틱스 상장 채비…유진그룹 오너 3세 경영 시험대

Numbers_ 2025. 2. 2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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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워치] 티엑스알로보틱스 상장 채비…유진그룹 오너 3세 경영 시험대

유진그룹 계열 로봇·물류자동화 기업인 티엑스알(TXR)로보틱스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4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장남 유석훈 사장이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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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여의도에서 티엑스알(TXR)로보틱스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엄인섭 대표가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초롱 기자


유진그룹 계열 로봇·물류자동화 기업인 티엑스알(TXR)로보틱스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4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장남 유석훈 사장이 2021년 인수할 때부터 직접 경영을 챙겨왔던 회사다. 오너 3세인 유 사장은 레미콘·건자재 등에 쏠려 있는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한 방안으로 티엑스알로보틱스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계열사 중 15년 만의 IPO

27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티엑스알로보틱스 IPO를 위한 기자간담회가 개최돼 미래 청사진이 제시됐다. 이 자리에서 엄인섭 대표는 "이번 공모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로봇·물류자동화 신제품 연구개발(R&D), 생산기지 인프라 확장, 신규 서비스 로봇 사업, 해외 진출 등 사업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엑스알로보틱스는 2017년 설립된 물류자동화기업 태성시스템과 로봇자동화 기술력을 보유한 로탈이 합병해 탄생했다. 국내 이커머스 납품 기준 휠소터(택배물품자동분류 시스템) 시장 점유율 1위다. 2021년부터 연평균 성장률 67.5% 수준을 유지해 2023년 매출 332억원, 영업이익 3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가결산 기준으로는 매출 561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이다.

현재 티엑스알로보틱스의 지배구조는 유진그룹 총수인 유 회장을 정점으로 유진기업→유진로지스틱스→티엑스알로보틱스로 출자고리가 형성돼 있다. 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유진기업의 손자회사 지위 임에도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인수 당시부터 전 그룹사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021년 재경담당 임원을 지내고 있던 유 사장이 인수작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다. 이로써 유 사장의 경영능력과 안목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되는 상징적인 계열사가 됐다.

특히 유진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14년 만의 IPO 추진이어서 유 사장을 필두로 전 그룹사가 티엑스알로보틱스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진그룹 계열사의 IPO는 2011년 롯데그룹에 매각하기 전 보유했던 하이마트가 마지막이었다. 유 사장은 티엑스알로보틱스 인수 작업부터 시작해 파견도 직접 나와 경영 현안을 두루 챙겨오기도 했다. 유 사장은 2021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티엑스알로보틱스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했다.

엄 대표는 <블로터>에 "유진기업 등에서 이야기가 나왔던 그룹 전체 전략이라든지 티엑스알로보틱스의 경영 방향성에 대해서도 유 사장이 직접 관련 조언을 해준다"며 "사업모델 특성상 365일 24시간 고객서비스(CS)와 사후서비스(AS)가 불가피한데, 이와 관련해서도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인적자원관리에 대한 고민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엑스알로보틱스의 IPO 완주를 위해 전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원도 감지된다. 유진그룹의 보수적인 기업문화 특성상 최대한 잡음을 피하기 위해 배려하는 모습들이 포착되면서다. IPO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직전 총수일가인 유 사장이 이사회에서 사임하고, 최종성 유진기업 대표이사도 뒤이어 사임했다. 대신 삼성SDS 출신 전문경영인인 엄 대표를 선임하고, 사외이사도 처음으로 신임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최적의 상태로 평가받기 위해서다.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 역시 이번 공모에서 주관사단에는 참여하지 않고, 인수단에만 참여한다. 관계사 IPO 주관을 하면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산정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아무 연관이 없는 제3의 증권사와 공동 주관을 맡아야 하지만, 이 같은 이슈에서 아예 벗어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유진증권은 인수단에만 포함돼 공모물량의 15% 정도를 인수해가기로 했다. 나머지 85%는 공동대표 주관사를 맡은 NH투자증권이 70%, 신한투자증권이 15%씩 나눠서 가져간다.

엄 대표는 "계열사 중에서도 오랜만의 IPO다보니 유 사장뿐 아니라 전 그룹사에서 모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AI 기반 신사업 추진…R&D 역량 강화해 글로벌 도약

전날부터 시작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역시 분위기가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수요예측은 3월5일까지 5영업일 동안 진행된다. 엄 대표는 "몇주 전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시작으로 국내 IR 일정이 28일로 끝난다"며 "주관사에서 전날 수요예측이 개시되자마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 내 가장 많이 본 공시 2위를 기록했다고 알려왔다"며 기관투자가들의 분위기에 대한 답변을 갈음했다.

유진그룹은 티엑스알로보틱스 공모로 총 354억~415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총공모주식 수는 307만5400주이며, 공모 희망가밴드를 토대로 산정한 예상 시가총액은 1778억~2088억원에 달한다. 이번 공모에서 유입되는 자금은 로봇·물류자동화 신제품 R&D, 생산기지 인프라 확장, 물류로봇 업체 인수합병(M&A), 해외 합작법인(JV) 설립 등 사업 역량 강화와 글로벌 진출 확대에 사용될 계획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 기반 피스 피킹 로봇 △서비스 로봇(소화 로봇, 배연 로봇, 청소 로봇 등) △지능형 자동창고시스템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해 글로벌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먼저 산업 전 분야에 도입 가능한 지능형 피스 피킹 로봇은 AI, 3D 비전, 로봇 제어 기술을 적용해 상품의 형태를 감지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이후 실시간 로봇 제어 티칭 및 학습을 통해 정밀한 집품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커머스 고객사에 특화된 솔루션으로써 올 상반기 개념검증(PoC) 및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지난달 중국 로봇 기업 궈싱즈넝(GuoXing Intelligent)과 소방로봇 국내 독점 공급에 관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내 환경에 맞게 조정된 소방 로봇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향후 중국 로봇기업 푸두 로보틱스(Pudu Robotics)와의 청소로봇 관련 에이전트 계약도 앞두고 있다.

엄 대표는 "자사 로봇 기술력과 글로벌 선도기업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혁신적 솔루션을 제공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미국과 칠레 등 북남미지역에서는 현지 고객사·에이전트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일본에서는 SI 업체를 발굴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