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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누적 KB부동산신탁, '책준형 리스크' 올해도 발목 잡나

Numbers 2025. 3. 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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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누적 KB부동산신탁, '책준형 리스크' 올해도 발목 잡나

KB부동산신탁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1000억원 이상 손실을 기록했다.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의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올해도 연초부터 책임준공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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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B부동산신탁 홈페이지



KB부동산신탁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1000억원 이상 손실을 기록했다.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의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올해도 연초부터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피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등 책임준공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작년 연간 실적으로 영업수익 1397억원, 영업손실 1069억원, 순손실 113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6.1%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1%,  34.8% 증가했다.

실적 악화는 책준형토지신탁의 부실이 2년째 이어진데 따른 것이다. KB부동산신탁은 주요 경영상황 공시에서 대손상각비 등 직전 사업연도 대비 영업비용이 증가하면서 손익구조가 변동했다고 설명했다.
 

/자료=공시 가공

 
신탁계정대가 급증함과 맞물려 대손충당금이 불어났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을 위해 고유계정에서 빌려준 대여비이며 자금을 빌려준 대가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사업장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충당금을 설정해야 한다는 위험이 있다.

신탁계정대 총액은 작년 말 기준 1조1540억원으로 2022년 말 2423억원, 2023년 말 6859억원 대비 급증했다.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3441억원으로 신탁계정대 총액의 29.56%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신탁계정대를 투입한 사업장 중 3분의 1이 부실에 처한 것으로 추측된다. 막대한 충당금을 쌓은 것에 비하면 수익(신탁계정대이자)은 440억원에 불과했다.

신탁계정대가 급증함에 따라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온 무차입 기조도 깨졌고 작년 말 기준 차입부채가 5485억원을 기록했다.

책준형사업장의 신탁계정대는 후순위 특성을 가져 충당금 부담이 크다. 실제로 책준형사업장의 신탁계정대는 대부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됐다. 작년 9월 말 기준 신탁계정대 총액은 9523억원이었고 이 중 3457억원이 책준형사업장의 신탁계정대였다.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3066억원이었으며 79.65%인 2442억원이 책준형 사업장에 대한 충당금 적립액이다.

책준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손실이 커진 점도 있다. 신탁계정대 발생 또는 대손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일부 책준형사업장에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과 별개로 충당부채를 적립했다.

책준형토지신탁의 리스크가 현실화하며 실적과 재무구조 모두 악화된 가운데 위험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 오피스텔, 서울 서대문 생활형주택, 경기 평택시 세교동 지식산업센터 등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연초에만 4건의 소송을 당했으며 소송가액은 691억원에 달한다.

올해 반등을 위한 최우선 목표는 책임준공 사업장 정리와 신탁계정대 회수다. 책임준공 사업장은 2023년 말 공항동에어포트시티 등 72건에서 작년 9월 말 24곳으로 줄였다. 신탁계정대 회수는 미분양담보대출, 분양촉진을 통한 분양대금 회수 등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