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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LP 유인책' 효과봤나…금융기관 출자 확대 눈길

Numbers 2025. 3. 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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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LP 유인책' 효과봤나…금융기관 출자 확대 눈길

올해 1월 민간 유한책임출자자(LP)의 펀드 출자금액이 큰 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만 해도 금융기관을 비롯한 민간 LP가 지갑을 굳게 닫았고 펀드 위탁운용사(GP)는 펀드 결성에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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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민간 유한책임출자자(LP)의 펀드 출자금액이 큰 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만 해도 금융기관을 비롯한 민간 LP가 지갑을 굳게 닫았고 펀드 위탁운용사(GP)는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각종 출자사업에서 민간 LP를 위한 혜택이 늘어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5년 1월 벤처캐피탈 마켓브리프’ 보고서에 따르면 1월 신규 결성된 펀드의 수는 25개로 총 약정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한 1조3500억원이었다. 구체적으로는 IMM인베스트먼트가 3240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가 2605억원, 스틱벤처스 1235억원, KB인베스트먼트 1025억원, 메디치인베스트먼트 1020억원, IBK캐피탈은 1020억원 규모의 펀드를 각각 결성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1월 들어 민간 LP의 출자가 크게 증가한 부분이다. 신규 펀드의 조합원 가운데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비율은 35.3%로 전년 동기 14.5%에 비해 20.8% 증가했다. 기존에도 민간 금융기관은 벤처펀드 출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전체 출자 비율은 18.1%에 불과했다.

연금과 공제회의 비율도 15.9%에서 20.5%로 4.6%p 올랐다. 전년 동기에는 전무했던 민간 모펀드 역시 0.1%p 상승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반면 한국성장금융이 차지하는 비율은 12.6%에서 1.3%로 크게 하락했고, 기타정책기관 역시 18.6%에서 13.2%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LP가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벤처펀드 출자자 현황을 살펴보면 민간 LP 출자액은 8조13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 감소했다. 핵심인 금융기관(산업은행 제외)과 연기금 및 공제회의 출자금이 각각 31.9%, 56.2% 줄어든 여파다. 때문에 한국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을 비롯한 정책자금이 전년대비 출자액을 크게 늘려야 했다.

올해 민간 LP의 분위기가 바뀐 것은 정부가 이들의 자금을 벤처투자 업계에 유입시키기 위해 기울인 다양한 노력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스타트업코리아펀드(이하 스코펀)를 통해 민간 LP를 유입시키기 위해 우선손실충당을 제공했고, 초과수익이전이나 콜옵션을 선택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초격차 분야에 한해서는 투자기업 지분 우선매수권을 주기도 했다. 올해 조성 중인 스코펀 2호에도 이와 같은 혜택이 적용될 예정이다.

최근 한국벤처투자는 지방시대 벤처펀드 모펀드에 출자하는 민간 LP 역시 스코펀과 같은 인센티브를 부여받고, 이에 더해  위험자산가중치(RWA) 역시 하향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RWA 제한은 출자를 막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에 앞으로 각종 출자사업에서 이를 하향 적용할 경우 LP 참여를 이끌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 고안한 은행권 리스크 규제인 바젤3 기준에 따르면 벤처투자에 대한 RWA는 400%다. 이에 벤처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했다고 가정할 때 400억원이 위험자산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를 만약 100%로 줄이면 100억원만을 위험자산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자기자본비율(BIS)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줄어든다.

최근 펀드레이징에 나선 한 국내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기관별 자산 운용 계획과 각 자산별 출자 한도가 다르다”면서도 “최근 만난 금융기관들은 출자 의지는 있지만 RWA 제한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제한을 풀어주면 더욱 활발히 출자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