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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맥 M&A 승부수]② 전문경영인에서 오너로…키맨 '최영섭 대표'

Numbers_ 2025. 4. 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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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맥 M&A 승부수]② 전문경영인에서 오너로…키맨 '최영섭 대표'

코스닥 상장사 스맥이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3400억원 규모의 현대위아 공작기계 사업부 인수를 통해 주력인 기계사업의 외연 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회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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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섭 스맥 대표/사진 제공=스맥


코스닥 상장사 스맥이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3400억원 규모의 현대위아 공작기계 사업부 인수를 통해 주력인 기계사업의 외연 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회사의 성장 방향을 결정짓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까지 진행 중인 가운데 전사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최영섭 대표에게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오너십 확보한 경영기획실장, 실세에서 주인으로

스맥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한 세대를 마무리하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전문경영인이 오너십을 확보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 보기 드문 구조가 자리 잡았다. 고(故) 이효제 명예회장과 전은진 전 회장으로부터 경영권 바통을 이어받은 최영섭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최 대표는 대표이사직을 맡기 전부터 경영기획실장,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하며 조직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1969년생인 최 대표는 동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뉴코아(현 이랜드)에서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1999년부터는 코스닥 상장사들에서 인수합병(M&A)과 자금조달 등 경영기획·재무 분야를 전담하며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커리어를 다졌다.

스맥과의 인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 대표는 이 명예회장과 함께 경영기획실장으로 입사해 스맥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켰다. 일반적인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상장사인 뉴그리드가 비상장사 스맥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뉴그리드의 사명은 2011년 7월 에스엠이씨, 2014년 3월 스맥으로 변경됐다. 기존 상장사를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이른바 '우회상장'이다.

/사진=이사회의사록


합병 이후 스맥 측의 임원들이 뉴그리드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오늘날의 구조가 완성됐다. 회사가 공작기계와 산업용 로봇을 제조하는 기계사업과 정보통신기기 제조를 주목적으로 하는 통신사업을 함께 영위한 것도 이때부터다.

합병 초기 스맥의 경영 주도권은 이 명예회장에게 있었다. 원종범 전 대표와 이성재 사장도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분율이 높진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 대표가 2012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되며 경영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최 대표가 스맥의 단독대표로 올라서기까진 5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는 2015년 9월 원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후 2016년 4월 이 명예회장이 별세하며 경영권 승계 구도가 본격화됐다. 배우자인 전은진 전 회장과 그의 두 딸이 지분을 승계하며 2세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2016년 12월 원 전 대표와 이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최 대표는 단독대표로서 최고경영자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7년 동안 회사를 이끌며 사업 운영과 재무 구조를 정비한 그는 2023년 3월 전은진 일가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으며 실질적인 경영권까지 확보했다. 자기자금 38억원, 주식담보대출 20억원 등 총 58억원을 들여 지분을 양수했다. 전문경영인 출신이 오너십을 확보한 사례다.

 

유상증자 논란 속 M&A 실무 역량 입증할까

최 대표의 이력은 현대위아 공작기계 사업부 인수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기계사업에 주력하는 스맥에서만 16년간 몸담아왔다. 실무 이해도와 시장 감각이 높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동시에 오랜 기간 재무·기획 전문가로서 M&A와 자금 조달에 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이번 인수를 두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시가총액 1000억원 남짓한 기업이 500억원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점에서 소액 주주들의 우려가 제기된다. 최 대표는 신주 배정분 100% 청약 참여를 약속하며 지분희석 리스크를 피했다. 하지만 발행주식 수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내외 변수로 주가 변동성이 커진 시점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상황에서 자본 조달 선택한 것도 의구심이 나오는 지점이다. 지난해 말 회사의 부채비율은 132.42%로 제조업 평균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통상 이 정도의 부채비율이라면 대출 등 부채성 조달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지분 희석 부담이 뒤따르는 유상증자를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스맥 관계자는 “그 많은 돈을 모두 차입금으로 확보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여러 자금조달 선택지 가운데 유상증자가 가장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