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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 매각 앞둔 아워홈, LG 계열사 구내식당 철수..'범LG' 계약 줄줄이 종료되나

Numbers_ 2025. 4. 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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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 매각 앞둔 아워홈, LG 계열사 구내식당 철수..'범LG' 계약 줄줄이 종료되나

아워홈이 최근 LG그룹 계열사인 LG디앤오(D&O) 구내식당 사업에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LG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의 계약도 순차적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졌다. 범LG가(家)로 분류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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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이 더 이상 LG디앤오 구내식당 운영을 맡지 않는다. 향후 LG그룹 계열사와의 계약이 종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단체위탁급식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 제공=아워홈


아워홈이 최근 LG그룹 계열사인 LG디앤오(D&O) 구내식당 사업에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LG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의 계약도 순차적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졌다. 범LG가(家)로 분류되는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아워홈이 운영하던 LG 계열사 구내식당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이를 차지하기 위한 업계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앤오는 지난해 12월 아워홈과 구내식당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자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레저사업부의 F&B사업부를 통해 직접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워홈 관계자는 "해당 점포는 최근 인수 관련 이슈와는 무관하다"며 "단체 급식 사업의 특성상 장기 운영, 경쟁 입찰 등에 따라 운영 주체가 변경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LG디앤오가 아워홈과의 계약을 종료하면서 LG 및 LS그룹(2003년 LG 분리)과의 오랜 협력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0년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돼 설립된 아워홈은 범LG그룹 계열사 구내식당을 20여년간 맡으며 단체급식 시장 2위 업체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LG디앤오의 결정이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LG디앤오가 아워홈과의 계약을 종료한 시점에 한화그룹의 인수작업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은 3월11일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 외 2명의 지분 58.62%를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인수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우리집에프앤비'를 설립했으며 29일 25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다만 구지은 전 부회장, 구명진 씨 연합(40.24%)이 지분매각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아워홈의 기존 사업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아워홈은 LG 계열사들과의 유대관계로 계약을 이어왔지만 한화그룹에 편입될 경우 이들이 더는 아워홈과 협력할 명분이 사라진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대기업 구내식당 운영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권고했으나, 대부분의 LG 계열사는 여전히 아워홈과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구내식당은 보통 2~3년 주기로 운영사를 변경하는 만큼 조만간 새로운 입찰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화가 아워홈을 인수하더라도 LG 계열사들이 당장은 계약 기간을 지키겠지만 종료되면 LG디앤오처럼 자체 운영을 선택하거나 경쟁입찰로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 계열사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단체급식 업체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워홈의 급식사업 매출 중 LG 계열사 구내식당의 비중은 약 20%로 연간 2425억원에 달한다. 국내 단체급식 시장에서는 아워홈,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등 ‘빅4’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단체급식 수주 확대는 매출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높은 외식비로 구내식당 수요가 증가하고  K푸드 열풍을 타고 해외 진출 기회도 많아져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업계 1위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급식사업 성장세가 둔화된 만큼 추가 수주로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3위 현대그린푸드는 푸드서비스 사업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으며, 4위 CJ프레시웨이는 추가 수주로 낮은 수익성을 개선하려 한다.

다른 변수로는 LF의 급식사업 진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LF는 2006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후 자회사 LF푸드를 통해 F&B사업을 운영해왔다. 업계에서는 범LG가 일원인 LF가 아워홈의 이탈로 생긴 공백을 메우고 LG그룹의 단체급식 물량을 확보할 적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오규식 LF 부회장이 신사업 확대의 일환으로 LF푸드 회장을 겸임한 점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다만 LF 측은 급식사업 진출을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F푸드는 그동안 식자재 유통과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만큼 급식사업으로 확장할 기반이 충분하다"며 "한화가 급식사업에 다시 뛰어든 것은 그만큼 시장성이 크다는 의미로, LF푸드가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면 단체급식 진출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리 기자 yrle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