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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큐어에 '손절' 당한 코스나인, M&A 매물로

Numbers 2025. 4. 2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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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큐어에 '손절' 당한 코스나인, M&A 매물로

상장폐지 위기와 경영 혼란 속에 휘청이던 코스나인이 결국 매물로 나왔다. 기업 회생절차를 진행한 지 5개월 만이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이슈가 해소되지 않았고, 계속기업 존속 여부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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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코스나인


상장폐지 위기와 경영 혼란 속에 휘청이던 코스나인이 결국 매물로 나왔다. 기업 회생절차를 진행한 지 5개월 만이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이슈가 해소되지 않았고, 계속기업 존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인수합병(M&A) 거래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스나인은 삼정KPMG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말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위한 허가 신청서가 법원에 제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M&A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자본잠식 해소와 감사의견 적정 전환이 상장폐지 위기를 벗어날 선결 과제인 만큼, 외부 자본을 유입할 수 있는 유상증자가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꼽힌다. 인수자는 신주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면서 경영권에도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어 구조조정과 경영 정상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다.

실제 인수전이 본격화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핵심은 자금 납입 능력과 거래 실행력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개선기간 내 재무구조를 회복하려면 신속한 자본 투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인수 후보자는 자금 조달 계획의 구체성과 함께 향후 사업 정상화 방안까지 제시해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문제는 거래 성사 여부다. 지난해 백광열 전 대표의 횡령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 사유로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까지 받아 인수자가 감수해야 할 법적·재무적 리스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회계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고 사업 회복 가능성 또한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인수 의향을 가진 투자자가 등장하더라도 거래 조건을 두고 신중한 셈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정보통신기기 전문기업으로 설립된 코스나인은 2005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불안정한 지배구조로 줄곧 시장의 우려를 받아왔다. 여러 차례 주인과 업종이 바뀌는 과정에서 사명만 5번 교체됐다. 코스나인이란 간판을 달고 지금의 화장품 업체로 탈바꿈한 건 2020년부터다.

하지만 이후에도 코스나인은 끊임없는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결손금은 821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55%에 달했다. 여기에 2021년 전략적투자자(SI)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아이큐어와 백 전 대표 등 기존 경영진 간의 경영권 갈등이 격화되며 불안이 심화됐다. 사업 추진력도 급격히 떨어졌고, 외부 신뢰도 회복하지 못한 채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결국 아이큐어가 2023년 상반기 코스나인 지분을 정리하면서 분쟁이 일단락됐다. 두 차례에 걸쳐 매각이 이뤄졌으며, 총 32억원을 회수했다. 아이큐어의 유동성 확보가 더 시급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아이큐어가 코스나인 지분 확보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이 총 200억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절'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