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롯데케미칼, '라인 프로젝트' 마무리…재무부담 털어낸다

Numbers_ 2025. 5. 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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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라인 프로젝트' 마무리…재무부담 털어낸다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찔레곤에 추진 중인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개발 사업인 '라인(LINE) 프로젝트'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장기간 지속돼 온 대규모 투자 부담이 대폭 완화될 전망인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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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찔레곤에 추진 중인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개발 사업인 '라인(LINE) 프로젝트'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장기간 지속돼 온 대규모 투자 부담이 대폭 완화될 전망인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체질 개선 작업도 추진 중이다. 

5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라인 프로젝트는 역대 최대 규모 해외 투자 프로젝트다. 총 투자비는 39억달러(약 5조5000억원)로 롯데케미칼과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이 각각 49%, 51%의 지분을 보유한 형태로 추진된다.

사업 규모는 △에틸렌 연 100만톤 △프로필렌 52만톤 △폴리프로필렌 25만톤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자체 대형 일관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내 상업 생산을 개시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 인수(2010년)를 기점으로 동남아 시장에 본격 진출해온 롯데케미칼은 이후 10여 년간 지역 전략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라인 프로젝트는 그 결실이자 외형 투자 국면의 실질적 마침표로 평가된다.

라인 프로젝트 마무리는 롯데그룹 재무구조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그룹 재무부담 확대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석유화학 부문은 라인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2025년 이후 투자 부담이 1조원 초반 수준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 말 24조8000억원이던 롯데그룹의 순차입금은 2024년 말 37조8000억원으로 확대됐지만 투자 정상화가 가시화되면서 부담 완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석유화학 업황의 구조적 어려움은 여전하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 과잉과 자급률 상승은 범용 제품 중심의 시장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에틸렌 시장은 2025∼2026년에도 연간 수요 증가율을 웃도는 신증설이 예정돼 있어 석유화학 부문 수익성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국발 자급률 상승과 열위한 원료 경쟁력 등을 감안할 때 수급 상황이 개선되더라도 이익 창출력은 과거 호황기 대비 미흡한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케미칼은 이에 대응해 사업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초소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다변화하는 작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3년 2조7000억원에 인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다. 글로벌 동박 시장 4위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이 회사를 통해 롯데케미칼은 이차전지 밸류체인 진입을 본격화했다.

다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단기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 따른 가동률 하락과 고정비 부담 확대로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644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이차전지 소재 부문을 중장기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체질 개선 노력이 본격화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리스크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투자 선행 구조상 실질적인 수익성 기여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