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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C] '이례적 외부 영입' CEO...김상진 號 '글로벌' 전략 가동

Numbers_ 2025. 5. 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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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C] '이례적 외부 영입' CEO...김상진 號 '글로벌' 전략 가동

삼진제약이 이례적으로 외부 전략가를 전면에 내세웠다. 얀센·삼일제약 등을 거친 김상진 사장을 경영총괄로 영입하며 오송공장 가동과 신사업 전환에 시동을 걸고 있다. 보수적 운영기조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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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삼진제약 사장 /사진 제공=삼진제약

 

삼진제약이 이례적으로 외부 전략가를 전면에 내세웠다. 얀센·삼일제약 등을 거친 김상진 사장을 경영총괄로 영입하며 오송공장 가동과 신사업 전환에 시동을 걸고 있다. 보수적 운영기조 속에서 김 사장이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얀센부터 삼일까지 '현장형 전략통'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26일 김 사장을 경영총괄로 신규 선임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삼진제약은 전문경영인 영입에 따른 성장확보와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1991년 한국얀센에 입사한 후 홍콩·대만·한국얀센 사장을 연이어 맡아 글로벌 경영을 경험했다. 이후 한독 부사장과 삼일제약 대표이사를 거쳐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중견 제약사 모두에서 전략수립과 조직운영 능력을 입증했다. 삼일제약 재직 시절에는 유통망 정비와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 등으로 경영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김 사장은 현장 중심의 영업조직을 총괄해온 동시에, 변화에 맞춰 제품 구조와 조직 전략을 함께 설계해온 기획형 리더로 평가된다. 삼일제약 대표 시절에는 약국 중심의 유통망 재정비와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을 병행하며 실적 회복과 사업 안정화를 동시에 꾀했다. 단순한 영업 드라이브를 넘어 시장 환경과 내부 자원을 통합적으로 판단해 실행한 경험은 삼진제약이 추구하는 '내실 있는 성장'과 맞닿아 있다.

이번 인사는 삼진제약의 오랜 인사관행을 뒤흔든 파격으로 이목을 끈다. 조규석 부회장은 2011년에 입사한 후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내부승진 인사이며, 최지현 공동대표 역시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오랫동안 회사의 중심을 잡아온 인물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 경영총괄에 외부 인사를 배치한 것은 변화라기보다 보완에 가까운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는 글로벌 파트너링과 위탁사업 확대를 염두에 둔 전략 강화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삼진의 해외확장 전략에서 김 사장이 핵심 축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얀센 출신인 김 사장이 글로벌 품질관리 체계, 라이선싱, 파트너십 등에서 강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대표이사 아닌 '사장'...내부 안착 '촉각'

김 사장은 과거 삼일제약 대표로서 영업조직을 개편하고 매출구조를 조정해 실적회복의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유통·약국 중심의 안정적인 구조 위에 만성질환 치료제 등 장기적 수익을 다지는 전략이 주효했다. 삼진제약 또한 전문의약품 위주 포트폴리오가 강해 내실 중심의 중견 제약사로 평가받는다.

다만 김 사장이 대표이사가 아닌 '사장'에 그쳤다는 점은 변수다. 실질적 의사결정 권한이 어느 정도인지, 기존 공동대표 체제와의 역할이 어떻게 설정됐는지가 향후 리더십 효과를 가늠할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내부 기조를 유지한 채 외부 시너지를 유도하는 '조정자'로 자리를 잡을지, 아니면 조직개편을 주도하는 실질적 리더로 부상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오프라인 영업 중심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전문의약품(ETC)과 파이프라인 강화로 무게중심을 옮길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CHC 중심의 성장에 익숙한 삼진제약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체질전환이 필요하며, 그 첫 단추를 김 사장이 끼울 수 있을지가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국내 제약산업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삼진제약의 경영진으로 합류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제약산업 전반에서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삼진제약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lsj@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