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Action/주식

그룹 지분율 늘리는 증권가 사주 장남들…한국투자·대신·미래에셋 세대교체 준비 착착

Numbers_ 2024. 1. 15. 09:15

(왼쪽부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제공=각 사)


증권가 사주 장남들이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물론 꾸준히 지분을 늘리고 있어 세대교체를 위해 차근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직 최대주주로 등극하기에는 지분율 변동이 미미하고 경영수업을 받는 데 있어 시일이 걸리는 만큼 우선 시차를 두고 지분을 꾸준히 사모으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장남인 김동윤 한국투자증권 대리는 이달 10~12일 동안 한국금융지주 주식 4만 2000주를 장내매수했다. 지난해 7월 이후 두 번째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김 대리가 보유한 주식 수는 9만4839주로 늘어나면서 보통주 기준 지분율도 0.17%가 됐다. 투자 기간 한국금융지주 주식의 종가 평균이 약 5만4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매수금액은 약 22억70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김 회장(20.7%)과 김 대리의 지분율을 모두 합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87%가 됐다.

1993년생인 김 대리는 영국 소재 워릭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9년 한국투자증권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지난해 1월 대리로 승진했다. 입사 이후 강북센터지점, 기업금융부 등을 거쳐 현재 경영전략실에서 근무 중이다. 김 대리가 주식을 추가 취득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 회장도 1991년 일본 게이오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한신증권(구 동원증권) 명동지점 대리로 시작하며 2세 경영을 알린 바 있다. 이후 채권부, IT본부, 전략기획실, 뉴욕사무소 등에서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의 장남인 양승주 군도 2020년 처음으로 대신증권의 주요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린 뒤 지분율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4월까지 지분 매수 작업을 하다가 멈춘 뒤 지난달부터 이달 12일까지 주식 추가 매입을 지속하고 있다. 지분율은 1년새 0.19%에서 0.31%로 올랐다. 최근 거래일인 지난 12일 종가 1만4090원 기준으론 약 8억 1000만원어치다.

대신증권이 속한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지난해 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어룡 회장이 임기 만료로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하고 양 부회장이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후 양 군 등의 주식매입이 활발해지면서 4세로의 승계 작업도 미리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 군은 2011년생으로 아직 미성년자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준범 미래에셋벤처투자 심사역은 지난달 26일 고모이자 박 회장의 여동생인 박정선씨로부터 미래에셋컨설팅 보통주 2만5884주(3.33%)를 무상 수증했다. 이에 따라 박 심사역의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율은 종전 8.19%에서 11.52%로 오르면서 박 회장(48.63%)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1993년생인 박 심사역은 미국 조지워싱턴대를 졸업한 뒤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일반 직원인 심사역으로 근무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어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율이 핵심으로 작용한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91.86%에 달하는 사실상 가족 회사다.

다만, 박 회장은 2세 경영이 없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그는 최근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25%를 미래에셋희망재단에 기부하는 약정을 맺었는데 비슷한 시기 여동생 박정선씨가 박 심사역에게 지분을 증여한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씨도 보유 중인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을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현행법상 공익법인인 미래에셋재단이 지분 5% 초과해 기부받으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지분 5%가 넘었던 박정선씨는 조카 박 심사역에게 3.3%를 무상 증여하고 나머지 지분(2.36%)만 기부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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