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동부건설의 유동성 대응 역량에 관심이 솔린다. 차입금 만기 구조가 짧아지는 경향을 보여 자금 조달과 상환 역량 발휘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동부건설은 2016년 한국토지신탁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사모펀드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자회사가 됐다. 한국토지신탁이 동부건설을 사실상 실소유한 형태다. 이후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꾸준히 성장해 왔다.
금리 인상, 분양 경기 침체 등 요인으로 동부건설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수익성 하락과 용지투자로 인한 재무부담 확대를 동부건설의 위험요인으로 꼽고 있다.
용지대금 대출 1400억 만기 연내 도래
동부건설의 순차입금은 2023년 9월 연결기준 538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환 기간이 1년 내로 돌아오는 유동차입금 규모는 4188억원에 달한다.
유동차입금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건 토지매매자금 대출이다. 동부건설은 3018억원을 토지매매자금 대출로 조달했다. 연이자율이 최고 4.6%로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이 토지매매자금대출을 일으킨 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도시공사(IH)에서 토지를 매입해 자체 사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동부건설은 인천 영종하늘도시, 검단신도시의 용지를 매입해 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2021년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용지 RC3 1·2블록을 낙찰받았다. 당시 낙찰가는 3025억원에 달했다. 동부건설은 검단신도시에서도 2-1공구, 3-1공구 사업을 수주했다. 이들 용지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조달했던 토지매매자금 대출이 지난해 3분기 기준 3018억원이다.
동부건설은 해당 토지매매 대출에 관해 연내 상환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액은 1457억원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건설업 특성상 연말 공사대금 수금이 많기 때문에 4분기 기준으로 현금성자산 규모가 3분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분기별로 채무 상환을 진행하면서 현금성 자산이 감소한 것이기 때문에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4분기 해외 현장 공사대금과 준공현장 수금, 대여금 회수 등을 통해 4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12월 엘살바도르 인프라 공사 대금을 1500억원 수금했다.
수익성 악화 주택사업 대안 '인프라'
동부건설은 '센트레빌',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브랜드를 통해 주택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동부건설의 주택 사업 비중은 전체 건설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3분기 1조376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동부건설의 우발채무 규모는 3조7739원으로 나타났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분양연대보증 2조510억원, 중도금대출보증 1조193억원, 브릿지론 관련 PF 보증 2229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동부건설은 공사 현장 대부분 공사비가 확보됐고 분양률이 양호해 PF 위험이 낮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실질적인 PF가 2000억원 정도고 사업지 대부분 분양률도 좋기 때문에 위험도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최근 건설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우려의 시각이 많지만 2000억원가량의 PF로 인해 위기가 올 정도로 유동성이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주택사업 원가가 상승하고 있어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지난해 3분기 93.7%를 기록했다. 아파트 공사의 주요 원재료인 시멘트, 철근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동부건설은 수익성이 저하된 주택사업 대신 토목 등 인프라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주택사업 수주에는 보수적으로 대응했다. 반면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집중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초 부천 대장신도시와 서울 홍대입구역을 잇는 '대장~홍대 광역철도' 사업을 수주했다. 또 4800억원 규모 엘살바도르 인프라공사를 수주하면서 주택사업 부진을 타개하려 하고 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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