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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팬데믹] 2금융권 입모아 "태영건설 리스크 없다"…불안은 여전

Numbers 2024. 1. 13. 09:24

(사진=태영건설)

 


태영건설의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됐지만 2금융권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은 지워지지 않고 있다. 당사자들이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가 작고 보증 채무가 대부분이라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는 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잡히지 않는 탓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고위험 PF 사업장 비중이 커 우려를 키우기도 한다.

12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전날 자정까지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관련 결의서를 접수한 결과 채권단의 96.1%가 동의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 2주 만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되자 금융권으로 퍼질 연쇄 효과를 차단했다는 안심과 낙관하긴 이르다는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에 비해 자금 회수 순위에서 밀리는 2금융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상반된다.

2금융권에 속한 당사자들은 태영건설에서 촉발될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을 담보로 50억원을 대출한 바 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직후 애큐온저축은행은 "채권 회수에 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전체 저축은행들이 태영건설에게 내준 자금은 약 733억원이다. 이 금액은 신용보강을 통한 간접채무에 해당한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익스포저는 700억원을 넘는 규모인데 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작은 규모"라며 "저축은행 전체 여신이 100조인 점을 생각하면 크지 않은 금액인 데다 전부 손실이 나는 것도 아니니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상호금융권 역시 태영건설에게 내준 PF 대출이 거의 없고, 보증 채부 비중이 커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가 있긴 하지만 공개하긴 어렵다"며 "단위 조합이 태영건설에게 빌려준 금액도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PF 대출 자체가 거의 없다"며 "PF 대출은 전체 조합 대출 중 2~3%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새마을금고는 태영건설 빚 중 상당수가 보증 채무에 해당하는 점에 주목했다.

태영건설의 채무는 금융기관에게 직접 빌린 직접 채무와 시공 과정에서 보증을 서는 등 간접적으로 생긴 보증 채무로 나뉜다. 태영건설이 채권단에 보고한 보증 채무는 총 9조5044억원이다. 이 중 우발채무에 해당하는 유위험 보증은 2조5259억원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보증 채무는 시공사로서 사업을 준공하겠다거나 추가적으로 연대해 보증을 서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태영건설 신용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워크아웃 여부와 관계없이 채권 확보는 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업성만 우수하면 시공사가 빠지더라도 다른 건설사가 사업을 양수하기 때문에 채권 보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2금융권의 높은 PF 대출 연체율은 불안 요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은행의 PF 대출 잔액은 44조2000억원으로 금융권에서 가장 많았다. 보험사의 PF 대출 잔액은 43조3000억원으로 은행보다 1조원 정도 낮게 유지됐다. 저축은행의 PF 대출 잔액은 9조8000억원으로 은행이나 보험사와 비교해 매우 낮았다.

금융기관별 PF 대출 연체율은 잔액과 반대 양상을 보인다. 은행과 보험사의 PF 대출 연체율은 0%, 1.11%로 양호한 수준인 반면 저축은행 연체율은 5.56%였다.

상호금융권 PF 대출 잔액은 4조7000억원이다. 금액에선 저축은행의 절반 수준에 그치지만 연체율은 4.18%로 높은 편이다.

특히 저축은행은 다른 업권에 비해 많은 고위험 PF 사업장을 안고 있어 부동산 경기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자금 경색 위기와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경기 악화가 오기 전인 지난 2022년 6월 저축은행의 고위험 PF 사업장 비율은 29.4%였다. 이 기간 은행이 가진 고위험 PF 사업장 비율은 7.9%로 낮았다.

저축은행의 고위험 PF 사업장 비율은 2금융권에서도 높은 편이다. 비교 대상인 여신전문금융회사와 보험사의 고위험 PF 사업장 비율은 각각 11%, 17.4%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태영건설은 다른 건설사에 비해 PF 보증 액수도 높게 유지했고, 2금융권의 PF 대출 규모도 미미한 편이라 금융권 전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태영건설을 제외한 다른 건설사의 PF 대출 상환이 늦어지고 있는 점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저축은행업권의 만기연장률이 2023년 대비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23년부터 계속된 만기 연장으로 사업성이 저하되고 있는데, 만기연장 시 이자율이 10%대로 상당히 높아 만기 2년 연장시 20%의 추가 금융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점을 감안하면 재연장 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브릿지론의 경우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예상할 때 취급 후 2년 이상 경과한 사업장 비중이 64%로 상당한 수준이다.


동지훈 기자 jeehoo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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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팬데믹] 2금융권 입모아 "태영건설 리스크 없다"…불안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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