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신약 성과를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제약바이오 분야의 상장요건이 까다로워졌다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회사가 가진 기술력과, 신약 개발에 따른 미래 매출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장 절차를 순조롭게 받는 것과 별개로 올해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P-CAB 계열 신약 '자스타프라잔'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는 숙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이하 온코닉)는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평가기관은 나이스평가정보와 한국발명진흥회이며 평가 등급은 'A', 'BBB'를 받았다.
회사는 최근 어려워진 기술성 평가를 한 번에 통과했다는 측면에서 코스닥 상장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온코닉은 "최근 상장 기준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평가기관들 또한 눈높이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온코닉은 핵심 기술에 대한 완성도, 우위성, 사업화 역량 및 미래 성장 가능성 등 다방면에 걸쳐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온코닉은 제일약품을 비롯해 국내 바이오전문투자 벤처캐피털사들과 주요 국책은행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바이오 투자심리 빙하기였던 지난 2022년 26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 560억원을 확보했다.
온코닉의 최근 가장 눈여겨볼 행보는 주요 파이프라인인 P-CAB 계열 신약 '자스타프라잔' 개발이다.
2023년 3월 1억2750만달러(약16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임상 3상을 마치고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약허가승인(NDA)을 제출한 상태다.
이미 같은 계열의 치료제인 HK이노엔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대웅의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이 허가받아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 품목이 있기 때문에 허가 일정이 마냥 늘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올해 상반기 중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회사는 자스타프라잔이 위식도 역류질환 등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이 기존 PPI(프로톤펌프저해제)제제에서 P-CAB 제제로 빠르게 대체되며 급성장하고 있어 올해 허가가 완료되면 약 1.5조원 규모의 소화성궤양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외에도 온코닉은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PARP/Tankyrase 이중 저해 표적항암제인 네수파립(OCN-201/JPI-547) 등 다수의 항암후보물질을 자체 연구 중이다.
결과적으로 온코닉이 기술성평가를 거친 특례 상장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캐시카우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과 후속 파이프라인 연구라는 두 마리 토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셈이다.
온코닉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 및 투자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 발생하는 매출과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국내 IPO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온코닉이 신약허가를 받고 시장에서 가시적인 수익을 확보하게 되면, 기존과는 다른 풍부한 자체 자본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신규 유상증자 및 CB발행 등을 통한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이 적은 차별성 있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온코닉은 코스닥 상장 추진을 통해 자스타프라잔과 네수파립의 적응증 확대와 함께 신규 후속 파이프라인에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확보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는 혁신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복안이다.
김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이사는 "이번 결과는 우리의 연구개발 기술력과 다양한 성과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가진 기업임을 인정받게 된 뜻깊은 결과"라며 "코스닥 시장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 국내 바이오산업의 신뢰를 한층 높일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4년 출격 예정 자스타프라잔…P-CAB 형님들 잡을 수 있을까?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면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순조로운 상장 절차와 별개로 '자스타프라잔'의 시장 평가는 회사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투자금 확보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R&D)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자체 매출을 통해 탄탄한 성장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발표된 자스타프라잔의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자스타프라잔과 에소메프라졸을 비교해 유효성과 안정성을 평가 임상 3상 최종 결과에서는 97.9%의 높은 치료율을 나타내면서 허가 가능성을 높였다.
올해 허가를 전제로 했을 때 관전 요소는 이미 시장에 진입한 케이캡 및 펙수클루와의 경쟁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1449억원이다. 케이캡 1321억원, 펙수클루 129억원이다.
2023년에도 케이캡과 펙수클루는 매 분기 처방실적을 끌어올리며 상반기 기준 케이캡 741억원, 펙수클루 235억원 등으로 성장했다.
P-CAB 계열 치료제 시장의 성장은 자스타프라잔 입장에서 반길 상황이지만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경쟁 치료제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은 처방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는 P-CAB 계열 치료제들이 서로 시장파이를 뺏는 치킨게임보다 PPI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을 함께 공략하고 있지만 영업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 제약사 A 관계자는 "HK이노엔이 PPI에서 P-CAB으로 시장 전환을 노리는 입장에서 전체 파이가 커져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어 보인다"며 "PPI계열 또한 많은 제품이 시장을 키웠기 때문에 펙수클루 이후에 자스타프라잔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허가 이후에도 적응증 확대 영업 등 고민해야 할 요소들이 존재하는 상태다.
제일약품도 자스타프라잔의 적응증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자스타프라잔은 위궤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제일약품은 올해 5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황병우 기자 tuai@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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