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 선사 현대LNG해운의 새 주인 찾기가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매각이 공식화된 지 2년이 넘었으나 거래자 간 원만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매각자인 IMM컨소시엄은 당장 매각에 서두를 필요는 없어졌다. 대주단 인수금융 만기를 연장하며 1년이란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다만 인수합병(M&A) 작업을 처음부터 진행하기엔 여유롭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와 밀접한 해운업황이 급변하고 있어 최적의 매각 타이밍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내년에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해외매각 여부가 또 다시 분수령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IMM PE "현재 매각 계획 없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IMM컨소시엄의 현대LNG해운 매각 작업이 소강상태에 빠졌다. IMM PE 관계자는 “현재 매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인수후보자였던 HMM과 가격 문제로 협상이 불발된 이후 마땅한 원매자가 나오지 않는 양상이다. HMM은 올 6월 현대LNG해운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매수 희망가로 3000억원을 제시했지만 IMM컨소시엄은 최소 4000억원 이상을 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HMM은 2021년에도 현대LNG해운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HMM 경영권을 매각해야 하는 산업은행 입장에서 매각 대상의 몸집이 더 커지면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후 KG그룹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현대LNG해운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IMM컨소시엄은 매각가를 낮추지 않는 대신 인수금융 만기를 1년 연장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다만 기존 인수금융 만기일이 6월 27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초에는 매각 작업을 다시 구체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매각 가능성’ 분수령 될까
현대LNG해운 매각 걸림돌은 크게 가격과 업황 불확실성 등 두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인수자 입장에서 현대LNG해운의 몸값이 높다. IMM컨소시엄이 2014년 현대LNG해운을 인수할 당시 투자한 금액이 4000억원이다. 매각자가 원금만 회수한다고 가정해도 최소 4000억원이 필요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10년 동안 회사를 운영해온 기회비용을 감안해 6000억~8000억원대까지 거론된다.
여기에 변동성이 큰 업황도 걸림돌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호황이었던 해운업황은 올해 초 맥을 못 추렸다. 벌크선 종합 시황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해 5월 3000선을 그리다가 올해 1월 600선으로 떨어졌으며 이달 5일 1827까지 오르는 등 큰 폭의 등락을 나타냈다.
섣불리 인수했다가 업황이 하향 사이클에 접어들 경우 실적 부진으로 조정 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연말까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해외 매각 가능성 여부가 또 다시 분수령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해운업에 거금을 투자할만한 국내 전략적투자자(SI)는 마땅한 곳이 없고, 주기가 긴 해운산업 특성상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뛰어들기에도 부담이 크다.
또한 SK해운 탱커선 사업부와 폴라리스쉬핑 등 경쟁기업이 잠재 매물로 나와있는 점도 투자 매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외 매각 통로마저 제한되면 자칫 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나 현대LNG해운이 LNG라는 전략물자를 운송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해외매각은 논란의 소지가 많다. 회사가 국내에 들여오는 LNG 물량이 전체 물량의 15% 수준이기 때문에 외국계 선사에 매각될 경우 국내 LNG 수급에 공백이 발생한다. 법적으로는 국내 선사의 해외매각을 막을 방법이 없지만, 정부가 이를 우려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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