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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에도 건설업계 회사채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수요예측에서 매수주문이 대거 몰리면서 일제히 완판에 성공했다.
다만 흥행의 온기는 금리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올해 회사채를 발행한 건설사 모두 개별민평금리 대비 높은 수준 금리를 적용받으며 언더발행에 실패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대형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잇따라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그룹사의 지원 가능성이 기대되고 부동산PF 리스크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2일 수요예측에서 685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목표액 1600억원의 4배가 넘는 규모다. 트렌치별로는 △2년물 1500억원 △3년물 1200억원 △5년물 200억원규모다. 공모 희망금리밴드는 민평금리 기준 ±30bp(1bp=0.01%p)로 제시했다.
금리는 모든 트렌치에서 민평보다 높게 적용된 가운데, 장기물은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됐다. 트렌치별로 2년물과 3년물은 각각 0.05%포인트, 2년물은 0.1%포인트 가산됐다. 최종 금리는 △2년물 4.119% △3년물 4.175% △5년물 4.371%다. 조달 자금은 채무 상환과 회사 운영에 쓰인다. 현대건설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A-’ 등급을 보유한 SK에코플랜트는 1300억원 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7000억원이 몰렸다. △1년물 300억원 모집에 2110억원 △1.5년물 400억원 모집에 1810억원 △2년물 600억원 모집에 308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수요예측은 현대건설보다 흥행했지만 금리는 더 높게 적용됐다. 1년물은 0.21%포인트 가산된 5.359%가 책정됐다. 0.4%포인트 가산된 1.5년물과 2년물의 금리는 각각 5.735%, 5.823%다.
SK에코플랜트는 희망 금리에 +150bp(1bp=0.01%p)를 가산해 제시했었다. 희망밴드에 비해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다는 평가다.
이들 건설사는 신용평가 과정에서 그룹사의 지원 여력이 고려됐다. SK에코플랜트의 신용등급에는 1노치(notch)가 반영돼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 전반의 우수한 영업실적과 재무안정성을 고려할 경우 그룹의 지원 여력이 매우 우수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배구조상 중요도와 재무적 긴밀성이 크지 않고, 사업 연계성이 미약해 노치 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KCC건설도 그룹의 유사지원 가능성이 반영돼 있지만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담보로 사채 발행에 나섰다. 주로 자체 신용등급이 낮아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이 담보부 사채를 활용한다.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KCC 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PF우발채무 비중이 42.9%를 차지하고 있다.
2년물 담보부 사채를 발행한 KCC건설은 추가 담보에 따라 금리가 다르게 책정됐다.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지급 보증이 더해져 AAA등급을 받았다. 금리는 0.45%포인트가 가산된 4.226%로 결정됐다. 반면 추가 담보 없는 125억원 규모의 회사채는 ‘A-·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최종금리는 7.3%로 추산된다.
롯데건설은 건설업계에 대한 위축된 투심에 대비, 1년물 단기물로 만기를 정하는 한편 희망 금리밴드로 ±70bp를 폭 넓게 제시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보증으로 ‘AA·안정적’ 등급을 받았지만 시장 선호도가 높은 회사채 발행에 집중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롯데건설은 지난달 31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3440억원의 주문을 받아내면서 미매각을 피할 수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60bp에 모집물량을 채웠다. 발행 금리는 4%후반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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