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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탈피 덕’ 두산에너빌리티, 3년만에 2단계 신용등급 상향…옥에 티는?

Numbers 2024. 2. 1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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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탈피 덕’ 두산에너빌리티, 3년만에 2단계 신용등급 상향…옥에 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핵심사업과 신사업 분야 모두 호실적을 거두면서 신용등급을 2년만에 2단계 상향시키는 성과를 달성했다. 정부의 '탈원전 탈피' 정책 덕분이다. 다만 투자 부담에 따른 운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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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국제기구에 공급하는 가압기(Pressurizer)의 하부와 측면 (사진=두산에너빌리티 홈페이지)
 

두산에너빌리티가 핵심사업과 신사업 분야 모두 호실적을 거두면서 신용등급을 2년만에 2단계 상향시키는 성과를 달성했다. 정부의 '탈원전 탈피' 정책 덕분이다. 다만 투자 부담에 따른 운전자본 증가, 과중한 차입금 부담은 숙제로 남아 있다. 

1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약 9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BBB+·안정적’을 받았다. 이전 등급은 ‘BBB·긍정적’이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21년 12월 ‘BBB-’ 등급을 받은 데 이어 2022년에 ‘BBB’ 등급을 받으며 꾸준히 신용도를 올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주력 분야인 원전부문에서 사업환경이 개선돼 매출이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신규 품목인 발전용 대형가스터빈의 수익이 늘어난 결과라고 봤다. 

 

국내외 업황 개선에 수주 증가


두산에너빌리티는 산업의 기초 소재를 두드리거나 녹여 형태를 만드는 공정부터, 원자력·화력 등의 발전설비, 환경설비와 연료전지 등 신재생 기자재등을 제작·공급하는 기업이다. 특히 △원전의 핵심 설비 △핵연료 취급 설비 △핵연료 운반 용기 △화력발전소핵심주기기 등을 주로 제작한다.

지금 정부는 에너지 안보 확보와 탈탄소 대응을 위한 효과적 수단으로 원전의 강점을 부각시켜왔다. 국내 원자력 발전에 대한 정책 방향성이 우호적으로 전환되면서 사업 환경이 개선됐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년 1월 설립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국내 신규 원전 신한울 3·4호기의 원자로·터빈발전기 등 원전주기기 공급과 관련 플랜트 중주설비공사 전담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를 기점으로 탈원전 정책으로 중단됐던 국내 원전사업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나아가 오는 2026년까지 한국형 가스터빈 추가 공급계약으로 실적 개선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국내 원전 건설 재개로 국내외 프로젝트 수주 성공 규모는 약 9조원에 달한다. 별도기준 수주 잔고는 2022년 12조8000억원에서 2023년 14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올해 까지는 과거 저가수주와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채산성이 미흡한 기존 수주물량이 남아있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은 2025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해외 원전 시장도 살아나는 추세다. 원전을 축소하던 해외 주요국가들이 원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체 기술력을 축적하는 동시에 차세대 원전에 대응하기 위해 소형모듈원전 분야의 미국 기업 뉴스케일사와 지분출자를 통해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두산에너빌리티의 매출액은 4조519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2.8% 늘었다. 영업현금흐름을 나타내는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3511억원으로 46.5% 증가했다. 


매출·선수금·배당금으로 위기관리...담보 활용 카드도  


늘어나는 운전자금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수주 산업의 특성상 실제 매출이 일어나고 자금이 들어오는 시점 간에 시차가 발생한다. 외상대금이 늘고 재고 물품이 쌓이는 게 대표적이다. 이는 운전자금 증가로 이어진다. 통상 기업은 운전자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관리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운전자금은 2019년 1조1425억원에서 2023년 6000억원으로 대폭 줄었으나 지난해 3분기 1조1542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모두 늘어난 결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LNG발전용 가스터빈과 대용량 풍력발전기 등 수주가 늘면서 신규품목 개발과 관련해 잔여 투자부담이 존재한다. 향후 투자 확대로 운전자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지고 있는 대응책은 세 가지다. △수주잔고에 기반한 실적 개선 △선수금을 통한 운전자금수지 보완 △두산밥캣을 통한 배당 유입 등이다. 

재무안정성이 양호한 점은 위안거리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21.8%, 23.8%다. 전년 동기대비 부채비율은 13%포인트, 차입금의존도는 0.5%포인트 줄었다. 

차환 부담도 존재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3조3000억원이다. 이중 2조1000억원이 1년 안에 만기 도래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 55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과중한 규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토지와 건물, 투자지분 등 보유자산의 담보제공을 통해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추가 담보여력과 계열사 지원으로 유동성을 관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