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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KDB생명 매각을 위한 재입찰이 극비리에 진행됐다. 같은해 10월 하나금융지주가 인수 의사를 철회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 설왕설래하자 매각자 측이 크게 부담을 느낀 탓이다.
매각자 측은 하나금융지주와의 협상 결렬 직후에도 매각 불씨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2014년부터 KDB생명 매각을 추진한 만큼 이번에는 기필코 매각에 성공해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 때문이었다.
다섯번째 매각 불발 이후 산업은행과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부단히 사모펀드 운용사 등에 접촉하며 마케팅에 나섰다. 이들은 그간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가졌던 곳부터 성공적인 보험사 투자를 단행했던 곳까지 사모펀드 운용사에게 긴밀히 접촉했다.
2018년 ING생명(현 신한라이프)을 성공적으로 매각했던 MBK파트너스 등이 대표적이다. 2015년 동양생명을 매각하며 성공적인 보험사 트랙 레코드를 보유한 VIG파트너스도 대상이었다.
이후 산업은행은 재입찰을 진행했다. 시장에 알려진 것과 같이 MBK파트너스가 재입찰에 참여했다. 현재 MBK는 4조원 규모의 6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 중으로, MBK 입장에서 KDB생명을 위탁 운용하고 산업은행(LP·출자자)으로부터 출자를 받는 것은 구미가 당길만한 조건이었다.
MBK 말고도 입찰에 참여한 곳이 한 곳 더 있었다. 이들은 국내외 GP(운용사)로 구성된 A 컨소시엄(가칭)으로, 보험사 인수에 깊은 관심을 보인 곳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말 발표된 우선협상대상자에는 MBK가 선정됐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국내 PEF 중 최대 AUM(운용자산)을 보이는 MBK가 KDB생명을 인수하는 편이 성공적인 매각이었기 때문이다.
매각자 측 한편에서는 MBK의 딜 완주 여부를 두고 반신반의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가 실사 후 인수 의사를 철회한 경험이 있는 데다 MBK가 협상 과정에서 크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는 후문이다. 매각 불발을 우려한 산업은행은 차우선협상대상자로 A 컨소시엄을 선정하려고 했다.
그러나 MBK는 단독 협상 대상이 아니면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거절했다. 결국 MBK만이 단독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로 부터 일주일 후 MBK가 KDB생명 인수를 추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그렇게 산업은행의 KDB생명 여섯번째 매각 추진은 실패로 돌아갔다. 근래 들어 두 차례 매각 불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KDB생명 매각은 근 시일내에 재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한 관계자는 “냉각기를 가지고 다시 이야기해 보자는 게 현재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현 시점에서 매각 재추진에 나서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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