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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가 HMM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기존안을 철회하고 전부 또는 일부를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구채 전환에 따른 HMM 몸값 상승으로 매각이 난항을 겪는 데 따른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의 채권단인 해진공이 HMM 지분을 보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각 성사를 위한 시나리오를 전면 재검토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보유 지분율은 미정이다.
현재 해진공이 보유하고 있는 HMM 지분율은 28.7%다. 지난해 10월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지분율이 8.7%포인트 증가했다. 보유 주식수는 1억9760주다.
지분 보유안은 지난 7일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움 측과 매각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차선책으로 읽힌다.
KDB산업은행과 해진공은 JKL파트너스 지분 매각 제한 기간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HMM 매각의 최대 걸림돌인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전환 여부도 매각 결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단은 보유하고 있는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HMM 몸값은 더욱 치솟을 수 있다. 해진공은 보다 유연하게 몸값을 조율해 협상의 폭을 넓히려는 목적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보유 지분 전체를 매각하는 기존안을 유지할 방침으로 전해진다.
남아있는 영구채는 총 3억3600만주다. 해진공은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함께 △5월 1000만주 △6월 2000만주 △10월 6600만주 △2025년 4월 7200만주를 주식으로 각각 순차 전환할 예정이다.
영구채 주식 전환 후 산업은행은 36%, 해진공은 35.7%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매각 대상 지분율은 총 71.7%에 달한다. 지난 16일 장 마감 당시 HMM의 시가총액 12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HMM의 매각가는 9조원에 육박한다. 만약 주식전환에 따라 시총이 오르면 매각가는 10조원을 넘길 수 있다.
2021년 매물로 나올 당시 HMM의 매각가는 1조50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협상에서 HMM매각가는 6조4000억원으로 책정됐다. 3년 사이 HMM의 몸값은 무려 4배 넘게 올랐다. 포스코와 현대차 같은 인수 유력 후보들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다.
해진공이 지분을 보유할 경우 매각 대상 지분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36%에 한한다. 해진공은 2대 주주로 남는다. 16일 장 마감 기준으로 보면 매각가는 약 4조4500억원으로 계산된다.
인수 측이 과반 이상의 경영권 지분 확보를 원할 경우 해진공은 14%+1주 매각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해진공은 21.7%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인수 측은 해진공으로부터 14%를 인수하고 추가 지분은 장내 매수하는 방법도 있다. 이 때 HMM 매각가는 6조3000억원 수준이다. 향후 HMM의 주가가 떨어질 경우 매각가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
이같은 시나리오는 인수 측이 경영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효과도 낳는다. 당초 하림 컨소시엄 측이 HMM을 인수해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남았다. 채권단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매각 측의 지분율은 32.8%로 높아지고 인수 측의 지분율은 38.9%로 낮아져서다. 양측의 지분율은 불과 6.1% 차이로 좁혀진다.
하림 측은 경영권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영구채 전환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했지만 매각 측은 거절했다.
해진공 측은 “현재 산은 측과 다양한 시나리오로 매각 안을 논의하는 등 협력하는 단계에 있다"이라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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