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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2년 전 발행한 1000억원의 단기 유동화증권(ABSTB) 만기일이 도래하고 있다. 일부는 롤오버(만기연장)를 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지만 상환에 무게를 두고 검토하고 있다. 이미 여유 자금을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2년 새 두산의 기초체력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도 달라졌다. 두산은 상환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장기 공모 사채를 발행했다. 신용도 전망에 녹색불이 켜지면서 자신감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2년 전 빌린 '1000억 대출' 상환일 도래
두산은 2022년 5월 운영 자금 조달 명목으로 뉴스타에너빌제일차(이하 뉴스타에너빌)를 포함한 대주단과 총 4000억원 한도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뉴스타에너빌은 두산이 대출채권 유동화를 위해 세운 유동화전문회사(SPC)다. SPC는 두산이 양도한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1000억원의 ABSTB를 발행했다. 이어 유입된 1000억원 전액을 두산에 빌려줬다.
당시 두산은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중 테스트 사업에 특화된 테스나를 인수한 직후였다. 테스나 지분 인수가액은 약 4600억원으로 절반은 금융기관을 통해 차입하고 나머지는 보유 현금을 인수목적 회사인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에 현금 출자하는 방식으로 마련했다.
두산이 실제로 부담한 금액은 2000억원대에 불과했으나 당시 산업은행 관리 체제를 벗어난 직후였음을 감안하면 꽤 부담이 컸다. 1000억원의 ABSTB 역시 인수합병(M&A) 후 부족한 유동성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었다.
1000억원의 대출 만기일은 오는 5월이다. 상환 역시 대출 구조의 역순으로 두산이 SPC에 갚고 SPC가 투자자에 원금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ABSTB는 비교적 발행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비우량 기업들 사이에선 자금경색을 해결해 줄 조달책으로 통한다. 대신 3개월 롤오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따른다. 또 차입약정 기간 동안 일정 수준의 신용도를 유지해야 하는 조건도 있다. 두산의 경우 BBB-이상 유지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0억원의 대출을 갚으면 이런 부담은 지지 않아도 된다.
두산은 일부 상환 또는 전액 상환을 고려하고 있다. 두산 측은 "이미 차환할 자금 일부는 마련했으며 나머지 금액도 상환 또는 만기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도 상향 자신감' 자금 조달 공백기 짧아져
최근 두산은 총 540억원 규모의 공모 사채를 발행했다. 각 2년, 3년 만기 회사채로 ABSTB를 차환할 목적으로 이를 발행했다. 특히 차환을 위해 장기 사채를 발행했다는 점에서 두산의 달라진 기초 체력을 체감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두산은 2022년 채권단 관리 체제 졸업 이후 어음이나 전단채 등 단기물을 조달하거나 자회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회사를 운영해왔다. 작년 7월 1년 6개월 만에 공모채를 발행한 이후 8개월 만에 또 회사채를 내놨다.
공모채 발행 공백기가 짧아진 것은 최근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두산로보틱스 상장으로 신용도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NICE신용평가는 이번 사채 발행에 앞선 평가에서 두산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Stable(안정적)'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했다. 이는 두산의 장기 신용등급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최영록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두산로보틱스의 상장과 두산에너빌리티 실적 개선 등을 근간으로 재무건전성 전반이 제고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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