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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10명 중 7명 “VC '투자 위축' 내년에도 지속”

Numbers 2023. 11. 2. 21:14

(왼쪽부터) 이기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이경훈 글로벌브레인 파트너, 이정민 시그니처레이블 대표. (사진=황금빛 기자)

 
스타트업 창업자 가운데 76.5%가 지난해와 비교해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분위기가 부정적이거나 변화가 없다고 느꼈다. 특히 벤처캐피탈(VC)의 미온적인 투자와 지원 등이 부정적 인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창업자의 75.5%는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거나 더 부정적으로 변화할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위기와 경제 상황 악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2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3’을 공개했다. 조사 대상 창업자는 200명으로 △창업 3년 이내 76명 △4~5년차 64명 △6년차 이상 60명이다.

투자 위축 분위기와 관련해 이날 패널 토크에 참여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경제 위기가 왔고 투자사들도 확실하지 않은 기업에 투자를 하기 꺼리는 경향이 있긴 하다”며 “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 전체적으로 봤을 땐 본질가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오·로보틱스·인공지능·반도체 등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기반 딥테크 스타트업의 경우 높은 기업가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두, 루닛,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딥테크가 주목받고 있는 시장 분위기는 투자사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창업자가 선호하는 액셀러레이터 2위와 3위에 각각 퓨처플레이와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올랐다. 모두 딥테크 분야에 전문적으로 투자를 해온 액셀러레이터다.

지난해 일본 내 벤처 투자금액 1위를 기록한 VC 글로벌브레인의 이경훈 파트너도 “시장 자체가 어려울 수 있지만 드라이파우더(투자를 위해 모은 자금 가운데 투자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자금)와 주목받는 분야는 있기 마련이다”고 덧붙였다.

투자 시장 위축에 대비하기 위해 창업자들은 △매출 다각화 전략 마련 △수익성 개선을 위한 흑자 사업 집중 △기업 비용 절감 △정부 지원 사업 추진 등을 고려하고 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도 선택지가 되고 있다.

류중희 대표는 “플랫폼 기업의 경우 빨리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하니까 과거에 전문성이나 능력과 관계없이 인력을 많이 뽑기도 했다”며 “하지만 그 경쟁이 끝나면서(본질가치 경쟁으로 전환) 인원감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건 성장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경훈 파트너는 “확실히 최근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VC들로부터 흑자 압박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며 “하지만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건 성장이고 그 다음 런웨이(생존을 위한 자금)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스타트업 재직자(250명), 대기업 재직자(250명), 취업준비생(200명) 모두 창업을 고려하는 비중도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지난 1년 동안 직접 창업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스타트업 재직자는 47.2%(전년대비 10.8%p 감소)다. 대기업 재직자는 52.8%(12.5%p 감소), 취업준비생은 45.5%(5.5%p 감소) 등이다.

황금빛 기자 gold@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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