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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파일] ‘M&A 무산’ HMM, 재매각 가늠자 ‘영구채 상환’

Numbers_ 2024. 4. 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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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파일] ‘M&A 무산’ HMM, 재매각 가늠자 ‘영구채 상환’

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이 영구전환사채(영구CB)의 중도상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은 HMM 채권단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영구채 전환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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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이 영구전환사채(영구CB)의 중도상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은 HMM 채권단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영구채 전환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구채는 앞선 매각 협상의 발목을 잡았던 요인이었다. 영구채의 향방은 이후 재매각 추진 과정에 주요 변수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M은 ‘제194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CB’의 중도상환청구권 행사를 결정했다. 194회 CB의 규모는 1000억원이다. 영구채인 만큼 만기는 오는 2049년 5월이지만 상환에 나섰다. 이는 발행 이후 5년이 경과하면 금리를 올리는 ‘스텝업(step-up)’ 조항을 넣어 중도상환을 유도하도록 구조를 짰기 때문이다.

HMM은 12조원 규모의 막대한 현금자산을 확보한 만큼 상환에 부담이 없다. 다만 실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 채권단인 산은과 해진공은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주식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이미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여섯 차례 메자닌 전환을 행사하며 보유 주식 수를 늘렸다.

아직도 HMM이 발행한 영구채 가운데 1조6800억원 규모의 물량이 남았다. 스텝업 도래로 상환하는 영구채를 시기와 규모별로 보면 올해 6월 2000억원, 10월 6600억원, 내년 4월 720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산은(29.2%)과 해진공(28.68%)이 보유한 지분율은 57.88%다. 남은 영구채를 모두 전환하면 지분율은 72%까지 올라간다.

이런 가운데 HMM 인수합병(M&A) 실패 이후의 영구채 전환 여부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 업계에서는 산은과 해진공의 전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같은 추측은 산은이 지난해 3월 HMM 매각 공고에서 남은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가정해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내용이 근거다.

영구채가 막대한 규모인 만큼 각종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도 산은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영구채 전환 유예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인수에 실패했다. 채권단이 영구채를 모두 전환한다면 향후 HMM 재매각 추진 과정에서 대규모 유통 주식 수와 보유 지분이 핵심 요인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은 HMM 매각을 추진하는 동시에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두고 배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동걸 전 산은 회장은 앞서 2021년 온라인 이슈 브리핑에서 CB 전환권 행사 방침과 관련해 “이익 기회가 있는데 그걸 포기하면 배임”이라고 밝혔다.

반면 소액주주들은 전환청구가 오히려 배임 행위라는 반대 논리를 내세웠다. 이들은 HMM 주식 수 증가로 지분이 희석됐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산은과 해진공, 전현직 수장을 경찰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다만 경찰은 불송치(경찰에서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지 않고 종결된다는 의미) 결정을 내렸다.

산은 관계자는 전환 여부에 대한 질문에 “잔여 영구채는 HMM이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는 시점에 주가 수준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며 “이 전 회장이 전환 배경으로 배임 문제를 언급했지만 산은이 이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