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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콘텐츠에 2900억원 쏟는다

Numbers_ 2024. 4. 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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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콘텐츠에 2900억원 쏟는다

카카오가 인공지능(AI)과 콘텐츠 사업 투자를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국내외 빅테크들이 대규모 언어모델을 내놓은 가운데 카카오는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 회사는 새롭게 조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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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  /사진=윤상은 기자

 

카카오가 인공지능(AI)과 콘텐츠 사업 투자를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국내외 빅테크들이 대규모 언어모델을 내놓은 가운데 카카오는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 회사는 새롭게 조달한 자금으로 AI 서비스 개발·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JV) 설립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싱가포르 등 해외금융시장에서 2930억원 규모의 외화표시 EB를 발행한다. EB는 발행회사가 보유한 다른 주식 또는 발행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회사채다. 카카오는 이 중 1000억원을 오는 2025년까지 AI 관련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서버 구매에 사용한다. 나머지 193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M&A) 자금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020년 콘텐츠 강화를 위한 M&A 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3396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2018년에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담보로 2300억원 규모의 EB를 찍어냈다.

카카오 측은 이번 EB 발행과 관련해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는 1000억원은 데이터센터 설립·운영 등 AI 제반 인프라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M&A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기업을 인수할지) 고려한 것이 없다"며 "어떻게 하면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합작법인 설립 등 다양한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공식 취임한 정신아 대표는 '일상 속 AI'를 카카오의 미래 성장 방향으로 설정했다. AI를 적용해 유용성을 높인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취지다. AI 서비스에는 수많은 데이터를 전송·처리하기 위한 서버 투자가 필수적이다. 카카오가 자체 구축한 데이터센터는 올해 1월 문을 연 '카카오데이터센터' 한 곳뿐이다.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전까지 모든 서버를 임대 데이터센터에서 운영했다. 하지만 고용량 서버 시스템이 필요한 AI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자 자체 데이터센터를 만들며 투자를 늘렸다. 2022년 경기 성남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 이후 안정성을 위한 데이터센터 이중화의 필요성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래픽= 윤상은 기자


카카오는 2021년부터 2029년까지 데이터센터 구축 및 서버 장치 확보에 424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시설투자(CapEx) 비용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23년 시설투자 비용은 72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늘었다. 2년 전인 2021년 투자 규모인 3707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카카오가 EB 발행을 결정하면서 AI와 콘텐츠 관련 M&A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진행한 카카오의 대규모 인M&A는 콘텐츠 분야에 집중됐다. 카카오는 2016년 1조8700억원을 투입해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1조3601억원을 썼다. 이 외에 금융 분야에서도 M&A를 추진했다. 2018년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키고 사업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에는 카카오페이가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인수를 추진하다 결렬됐다. 카카오는 M&A 및 합작회사 설립과 관련한 조달자금 집행 내역을 향후 규정에 따라 공시할 방침이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