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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세 아들에 골고루 힘 실었다

Numbers_ 2024. 4. 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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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세 아들에 골고루 힘 실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불과 한 달 새 장남 김동관 부회장,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총괄하는 사업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5년 만의 현장 경영 재개를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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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화생명 본사를 방문해 한화금융계열사인 캐롯손해보험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불과 한 달 새 장남 김동관 부회장,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총괄하는 사업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5년 만의 현장 경영 재개를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한편 세 아들 모두에게 골고루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 아들이 맡은 '우주·로봇 ·금융' 현장 챙겼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이달 25일 한화생명 본사인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방문했다고 최근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로보틱스에 이은 세 번째 현장 방문이다. 이날 자리에는 김 회장의 삼남이자 한화생명 글로벌 금융사업을 이끄는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도 참석했다.

김 회장은 "금융업에서 혁신의 길은 더욱 어렵지만 한화는 해외에서도 베트남 생명보험사를 시작으로 이제는 인도네시아 손해보험, 증권업까지 사업영역 해외 확장을 추진 중"이라며 "그 결과 한화는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투자를 통해 새로운 사업영역인 은행업에도 진출하게 됐다"고 격려했다. 이어 "이러한 성과는 한계와 경계를 뛰어넘는 '그레이트 챌린저'로서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초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차원이 다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앞서 김 회장은 장남과 삼남이 이끄는 사업장을 각각 찾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김동관 부회장과 함께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R&D 센터를 방문했다. 당시 김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세대 발사체 사업 단독협상자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고 연구원을 격려했다. 같은날에는 한화이글스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홈 개막 경기가 열린 이글스파크에도 깜짝 등장했다. 그가 현장 경영 활동에 나서고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18년 이후 약 5년여만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화그룹


김 회장은 그룹 내 두 번째 현장 방문으로 한화로보틱스를 찾아 로봇 기술 현황을 점검했다. 한화로보틱스는 지난해 ㈜한화 모멘텀 부문에서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해 출범한 로봇 전문 기업으로, 차남 김 부사장이 전략기획 업무를 이끌고 있다. 장남이 총괄하는 사업장을 방문한 지 불과 1주일 만이다.

 

'세 아들 자리 잡기 전까지는'…건재한 경영활동 관측


 김 회장은 1981년 회장 취임 후 수많은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며 성장을 도모했다. 그 결과 한화의 사업영역은 '방산→석유화학→레저 및 유통→금융→태양광→수소 및 항공우주' 등으로 고도화됐다. 한화그룹이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분야는 M&A로 진출하고, 기존 사업은 M&A를 통해 경쟁력을 더욱 확대하는 전략이다.

김 회장이 한화를 이끈 지 40년이 넘어가며 일부에서는 나이와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세 아들 중심의 경영 체제가 공고해진데다 승계작업 밑그림도 순조롭게 그려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근 한 달간의 현장 경영을 통해 이 같은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의 현장 경영 재개가 그룹 승계작업과 맞물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초 김 회장은 세 아들이 맡게 될 역할을 일찌감치 구분해놨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신재생에너지·우주·화학 등 그룹 내 주요 사업을 이끌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부문을,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은 호텔·유통·로봇 부문을 맡아 경영하는 방식이다. 각 핵심 사업장 방문을 통해 세 아들의 승계 영역을 확실히 굳히는 '지원 사격'을 단행한 셈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한화그룹 총수로서 사업을 책임지고 세 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완전히 자리 잡기 전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김 회장은 현재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등 3개 계열사의 미등기 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은 특별한 외부 일정이 없으면 한화 본사에 출근해 직접 업무를 보는 등 아직도 활발한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