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라인야후 지분 가치, '美 상장 예정' 웹툰 포함하면 10조원 넘는다

Numbers_ 2024. 5. 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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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지분 가치, '美 상장 예정' 웹툰 포함하면 10조원 넘는다

일본 정부가 네이버의 라인야후(이하 한국명 LY주식회사) 지분 매각을 요구하는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지분 가치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일본 측은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자본 관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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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캐릭터. /사진=라인, 픽사베이


일본 정부가 네이버의 라인야후(이하 한국명 LY주식회사) 지분 매각을 요구하는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지분 가치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일본 측은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자본 관계 정리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분 매각을 포함해 경영에 도움이 되는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는 중이다. 네이버 입장에선 보유한 지분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아야 지분 유지, 일부 매각 중 실익을 따져 협상할 수 있다.

1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지난 4월 LY주식회사를 대상으로 네이버에 위탁한 기술 인프라 보안 강화, 네이버와 자본 관계 정리를 담은 행정지도를 내렸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LY주식회사의 지주사인 A홀딩스 지분을 절반씩 갖고 있다. LY주식회사는 7월1일 일본 정부에 제출 예정인 행정지도 보고서에 지분 매각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A홀딩스 지분 매각 협의에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LY주식회사(라인야후) 지배구조. 파란색은 한국 사업, 분홍색은 이커머스, 초록색은 글로벌 금융 사업, 주황색은 일본 금융 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를 표현한다. /출처=일본 에디넷·한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윤상은 기자


지분가치 10조원은 시가총액…웹툰·글로벌 고려해야

 

네이버가 보유한 LY주식회사 지분 가치는 라인 플랫폼의 글로벌 서비스 규모, 미국 증시 상장 예정인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 등을 고려해 평가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LY주식회사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네이버 보유 지분의 가치는 약 10조원으로 산정된다. LY주식회사는 일본 시장에서 상장했다. 시가총액은 2조9685억엔(25조9144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LY홀딩스의 대주주인 A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64.5%의 가치를 단순 계산하면 약 16조5000억원이다.

네이버는 A홀딩스 지분 50%를 가지고 있다. 네이버가 지닌 A홀딩스 지분 가치는 약 8조2500억원으로 계산된다. 보통 30% 정도 웃돈이 붙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10조6000억원 정도가 나온다.

이는 LY주식회사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분 가치를 단순 계산한 액수다. 하지만 LY주식회사의 웹툰엔터테이먼트 지분까지 고려하면 네이버의 지분 가치는 더 높이 평가될 수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의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회사로, 올해 미국 시장에서 상장 예정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배구조.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의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회사로, 올해 미국 시장 상장 예정이다. /그래픽=윤상은 기자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은 네이버가 71.2%, LY주식회사가 28.7% 보유했다. 기업 가치는 약 5조원으로 예상된다. 이를 기준으로 LY주식회사가 보유한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지분 가치를 단순 계산하면 약 1조4000억원이다.

또한 LY주식회사는 100개 이상 자회사를 두고 전세계에서 메신저·금융·콘텐츠·이커머스 사업을 확장했다. 네이버가 보유한 A홀딩스 지분 가치를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日, 지분 매각 요구 근거 마련 

 

일본 정부는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요구할 수 있는 법률 근거까지 만들었다. 집권당인 자민당이 추진해 제정한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이하 경제안보법)'을 근거로 언제든지 네이버와 LY주식회사 자본 관계 정리를 요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가치 평가 산정은 지난한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LY주식회사는 2023년 3분기 보고서에서 "경제안보법에 근거해 2023년11월16일 라인야후가 기간 인프라 사업자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국가 안보, 국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정부의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LY주식회사는 "경제안보법이 정하는 국가의 심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을 경우 당국에서 시정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경제안보법에 따라 기간 인프라 안정성 확보를 위한 중요 물자 목록에 클라우드 프로그램을 포함했다. 일본 정부가 LY주식회사를 상대로 이번 행정지도를 내리면서 문제 삼은 사건은 지난해 일어난 라인 이용자 개인정보 44만건 유출 건이다. LY주식회사는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한 부정적인 접근이 문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LY주식회사는 지난 14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한 한국 법인 라인플러스 직원과의 간담회에서 네이버의 지분 매각에 관해서 말을 아꼈다. 이날 이데자와 다케시 LY주식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직원 고용 안정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