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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장례식서 내쫓겼는데..." 효성 조현문, 부친 유언장에 의문 제기

Numbers_ 2024. 5. 1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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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장례식서 내쫓겼는데..." 효성 조현문, 부친 유언장에 의문 제기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남긴 유언장이 일부 공개됐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들이 유언장에 포함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만 무성한 가운데 차남 동륭실업 이사는 형제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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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남긴 유언장이 일부 공개됐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들이 유언장에 포함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만 무성한 가운데 차남 동륭실업 이사는 형제들에 대해 여전히 불편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16일 효성그룹 및 효성가 조현문 이사의 변호인단에 따르면 고 조석래 명예회장의 타계 이후 궁금증이 일었던 그의 유언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변호사 입회를 통해 유언장을 작성했다. 이 사실은 법률신문이 하루 전인 15일 '고(故) 조석래 회장, 유언장 남겼다'라는 기사를 내면서 재계에 처음 알려졌다. 

법률신문 기사에 따르면 고인은 유언장을 통해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天倫)"이라며 "형은 형이고 동생은 동생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지켜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언장에는 그룹과 사실상 연을 끊은 조 이사에게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루 뒤 조 이사는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최근 유언장을 입수해 필요한 법률적 검토 및 확인 중에 있다"며 "현재로서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유언장이나 상속재산 배분 문제는 개인적인 가정사인 만큼 회사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하긴 어렵다"면서도 "고인의 유언을 잘 받들어서 좋게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에 드러난 내용이 유언장에 포함된 전부인지, 일부인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 조 이사 측 법률대리인단은 입장문에서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어떠한 내용이 유언장에 포함돼 있는 지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무성하다. 다만 유류분의 대상이 되는 재산 범위 산정과 이를 둘러싼 형제간 합의 등이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한 조 이사가 부친의 유언장이 드러났는데도 입장문을 통해 형 조현준 회장과 동생 조현상 부회장에 대한 야속한 마음을 드러내면서 형제간 분쟁이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조 이사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장례에서 상주로 아버님을 보내드리지 못하게 내쫓은 형제들의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로 생각된다"며 유감을 내비쳤다. 이어 "선친께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음에도 아직까지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채 형사재판에서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 회장은 2017년 조 이사가 자신의 비상장 주식을 매수하지 않으면 위법 행위가 담긴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고 협박했다며 동생을 고소했다. 검찰은 2022년 조 이사에게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불기소했고 현재까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조 이사는 당시 재판에 암 투병 중인 부친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조 이사는 올해 3월 상주가 아닌 조문객 신분으로 부친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조 이사가 빈소에 머문 시간은 5분에 불과했다. 조 이사 측 변호인단은 이달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동생 조 부회장에게 조 이사가 상주 명단에 제외된 이유를 물었지만 재판부는 이를 제지했다.

이에 따라 효성가 형제간 분쟁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양측은 향후 유언장의 내용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류분 소송의 핵심인 조 명예회장의 재산 규모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