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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그래비티벤처스(전 비전파트너스)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를 지향하는 플랫폼 기업 창업자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그래비티벤처스는 지난 4일 오후6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음식점에서 '2024 디지혁신 플랫폼 네트워킹 디너'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와이어드컴퍼니(1인 마켓 운영 솔루션), 큰삼촌컴퍼니(동대문 의류도매 중개), 골든브릿지(식자재 유통), 케이워크파트너스(이주민 지원), 공유어장(수산물 유통), 즉시ZgAI(인공지능 활용 웹 제작) 등 6개 기업 창업자들이 참석했다.
정주용 그래비티벤처스 부대표는 "몇 년 전까지 플랫폼 기업은 교란적 혁신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제는 기존 시장과 공생을 모색하는 플랫폼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투자에만 의존하던 일부 기업 때문에 투자 업계에서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요즘 같은 투자 혹한기에 살아남은 플랫폼은 혁신과 유용한 가치 창출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대표는 플랫폼 기업에 관한 엇갈린 평가를 바탕으로 이같이 지적했다. 플랫폼은 새로운 사업 모델로 경제부흥을 이뤘다는 평가와 함께 수수료로 기존 시장을 착취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제 플랫폼은 기존 생태계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목표 시장의 수요를 잡고 사회적 인정도 받을 수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플랫폼 스타트업 대표들은 각각 운영하는 사업을 소개했다.
이날 홍만의 와이어드컴퍼니 대표는 소셜커머스 플랫폼 '케미'를 소개했다. 케미는 누구나 모바일 홈페이지를 만들고 그곳에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뤄지는 이른바 '공동구매'의 진입장벽을 낮춰 주목받았다. 케미는 현재 가입자 수 5만명, 입점 브랜드 수 800개, 진행된 마켓 수 2만건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와이어드컴퍼니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오는 2025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홍 대표는 "궁극적으로 셀러와 상품공급사가 직거래하는 솔루션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인기를 얻은 콘텐츠 제작자를 중심으로 본인의 지식재산권(IP)을 브랜드화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 상품 브랜드사도 이들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싶어한다. 와이어드컴퍼니는 이와 같은 판매를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와이어드컴퍼니와 유명 유튜버 '여수언니'가 함께 만든 약과 디저트 브랜드 '봄날엔 약과'는 2023년 온오프라인에서 인기를 얻어 37억원의 매출을 냈다.
큰삼촌컴퍼니는 동대문의류시장 사입삼촌을 위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클로디'를 만들어 야간노동 시간을 줄였다. 사입삼촌은 동대문도매시장에서 나온 물건을 전국 곳곳에 야간 배송하는 인력이다. 보통 사입삼촌은 오후10시부터 다음날 오전2시까지 주문내역을 수기로 관리했다.
이항영 큰삼촌컴퍼니 대표는 "이들은 통일된 양식 없이 카카오톡으로 전송한 사진을 일일이 옮겨 적어 장부를 작성했다"며 "전국으로 상품을 배송할 때를 뺀 나머지 시간을 장부 업무에 썼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장부작업을 전산화한 클로디 솔루션은 사입삼촌의 근무시간을 크게 줄였다. 이 대표는 "사입삼촌이 남는 시간에 골프레슨을 등록할 정도로 여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하게 골든브릿지는 기업간거래(B2B) 식자재 유통 플랫폼 '모아담'을 내놓았다. B2B 식자재 유통 시장은 중소형 유통업체 위주로 형성됐다. 모아담은 통합수발주 전산자원관리 시스템을 제공한다. 외식업 소상공인은 가격비교를 이용해 최저가로 식자재를 구매할 수 있다. 식자재 유통업체는 더 많은 외식업장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다. 이기영 골든브릿지 대표는 "지난해 거래액이 1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3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며 "3년 뒤 IPO에 도전하겠다"고 자신했다.
케이워크파트너스는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생활 지원 플랫폼을 구축했다. 조성곤 케이워크파트너스 의장은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이주노동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지만 이민청이 없어 이들을 지원하는 구심점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 주목했다. 국내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송금·대출 등 생활금융 지원을 받기 위해 폭리를 취하는 브로커를 찾고 있다.
조 의장은 "이주노동자는 (비자 발급, 초기 정착 과정에서) 평균 1500만원의 빚을 지고 국내에 들어온다"며 "외국인 생활 지원 플랫폼으로 이들을 인력이 아닌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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