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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 파일] '석유테마' 열풍 동양철관, CB '오버행 리스크' 부각

Numbers_ 2024. 6. 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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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 파일] '석유테마' 열풍 동양철관, CB '오버행 리스크' 부각

동양철관 주가가 최근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대거 전환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리스크가 현실로 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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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관의 배관용 강관/사진=동양철관 홈페이지


동양철관 주가가 최근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대거 전환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리스크가 현실로 나타났다. 다만 동양철관은 이런 상황에서 미리 설정한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 조항으로 물량을 지켜내고 있다.

동양철관은 지난해 3월 47회 CB 발행으로 300억원을 조달했다.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2.5%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전환가액은 1043원으로 정했다. 주식으로 모두 전환하면 2876만3183주 규모가 발행되는 구조다. 당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원재료 매입에 투입하려는 목적으로 발행을 진행했다.

그러나 CB 발행 이후 동양철관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여 발행일 종가 기준으로 1068원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떨어져 1년 뒤인 올 3월7일 종가는 697원으로 34.7%나 하락했다. CB는 주가 변동으로 전환가액을 조정할 경우 발행 가능한 주식수도 달라진다. 지금처럼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는 하향 리픽싱을 해야 한다.

동양철관은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마다 CB 리픽싱을 할 수 있도록 지정했다. 지난달 주가 하락에 맞춰 전환가액을 기존 815원에서 731원으로 하향 리픽싱했다. 전환에 따른 주식 수도 3680만9815주에서 4103만9671주로 늘었다.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지분가치가 희석은 기존 주주들에게 악재다.

올 3월부터 전환청구 기간에 들어간 47회 CB는 하향 리픽싱으로 주식 수가 늘어난 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달 3일 정부가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공식 발표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주식시장에서는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테마가 형성돼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관련 업계도 사업 연관성이 높은 점에 주목했다.

동양철관도 테마에 편승하며 수혜 대상이 됐다. 이 회사는 오랜 기간 가스와 석유수송용 강관을 생산, 공급하며 국내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에 주가는 이달 3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5월31일 696원에서 5일에는 1527원으로 119.4%나 뛰었다. 7일에는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1400원대를 지켰다.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이번 주가 상승세는 CB 투자자들에게 엑시트 기회가 됐다. 지난달 하향 리픽싱해 기대되는 차익 규모도 컸다. 실제로 동양철관에 따르면 이번 주가 상승을 계기로 CB 투자자 상당수가 전환청구를 신청했다. 이처럼 대규모 매도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오버행 리스크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동양철관은 지배력 방어 차원으로 콜옵션 물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CB의 콜옵션은 25%로 설정했다. 청구권은 동양철관이 지정한 대상에게 배정된다. 다만 행사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는 설명이다.

동양철관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는 시점에서 CB 투자자들의 전환이 들어오는데 아직 신주인수권 부여까지는 가지 않았다”면서 “요청을 받았으니 등기하고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콜옵션은 아직 청구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상황을 보고 그룹사 측면에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