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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가 허리띠를 졸라매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현금감소는 피하지 못했다. 다만 이상적인 현금흐름으로 ‘의미 있는 자금투입’을 단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컴투스는 보수적으로 비용을 관리하며 재무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회사의 실적이 안정되고 신작 출시의 성과가 가시화되면 상승 여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컴투스의 연결기준 매출은 157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7% 감소했지만 영업비용을 20.2% 줄이면서 귀한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현금성자산은 1022억원으로 28.6% 축소됐다. 약 410억원 규모다.
영업현금흐름은 -179억원으로 전년동기의 -333억원 대비 유출폭이 줄었다. 돈이 나가지 않았지만 장부에 비용 처리된 62억원을 당기순이익에서 가산한 영향이다. 구체적으로는 △금융자산 평가손실 55억원 △금융상품 처분손실 39억원 △지분법손실 30억원 등이다.
여기에 외상대금을 회수하면서 매출채권 증가세가 주춤해진 것도 영업현금흐름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해 1분기 컴투스의 매출채권 및 계약자산은 329억원 증가해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올 1분기에는 54억원 늘어난 데 그쳤다.
반면 투자현금흐름은 유출로 전환됐다. 1분기 연결기준 컴투스의 투자현금흐름은 -219억원이다. 전년의 1324억원과 1543억원가량 차이를 보인다. 신생 게임개발사 ‘에이버튼’에 투자하고 신작 퍼블리싱 계약을 맺으면서 총 230억원이 소요됐다.
이상적인 현금흐름은 돈을 벌어 투자하고 부채를 상환하는 패턴을 보인다. 영업현금흐름(+), 투자현금흐름(-), 재무현금흐름(-)의 형식이다. 컴투스는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신사업 투자를 확대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돈을 아낀다고 마냥 곳간을 닫아걸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에이버튼은 현재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관련 게임에 대해 한국과 글로벌퍼블리싱(유통) 판권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에이버튼은 넥슨 부사장 시절 ‘데이브 더 다이버’를 성공시킨 김대훤 대표가 이끌고 있다.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현금흐름이 유출로 돌아선 점도 고무적이다. 재무현금흐름은 -23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97억원에서 220억원가량 감소했다. 그만큼 돈을 더 갚았거나 덜 빌렸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실제로 올 1분기 컴투스의 총차입금 규모는 239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6% 줄었다. 약 869억원 규모다.
컴투스는 향후 실적개선으로 영업현금흐름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만큼 올해 나오는 신작의 흥행이 중요하다. 컴투스는 하반기 △모히또게임즈의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글로벌 △넷이즈의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 △그램퍼스의 'BTS 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 등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는 영화 ‘왕을 찾아서’, 드라마 '보물섬', 에이티즈 월드투어 등이 예정돼 있다.
시장환경은 녹록지 않다. 한기평은 “인건비 등 높아진 고정비 부담, 신작 출시 효과의 불확실성 및 기존 게임의 자연 진부화 가속 등 국내 게임 산업의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을 감안하면 중단기 영업현금흐름의 변동성은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기평은 지난 11일 컴투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다만 보수적인 재무기조로 사업 리스크에 대비하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컴투스의 ‘순차입금/EBITDA’는 40.1배로 전년동기 대비 소폭 감소하며 개선됐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0.7%, 13.9%로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한기평은 “실질적인 무차입기조 등에 기반한 우수한 재무 완충력은 게임 사업의 높아진 실적 변동성과 영업현금흐름의 가변성에 따른 위험을 일정 수준 완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컴투스 측은 “주력 게임 라인업의 건재한 인기와 자회사를 포함한 전사적 경영효율화 효과로 수익구조가 개선되며 1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며 "지속적인 신작 게임 서비스와 계열사들의 콘텐츠 출시 등을 통한 실적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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