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으면 맛이 없다는 편견을 부수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건강한 재료를 쓰면서 천연의 단맛을 내기 위해 연구개발(R&D)을 꾸준히 한 결과다. 특히 이들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 단계부터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이 운용 및 관리하는 농림수산식품(농식품) 모태펀드서 투자를 받았다. 이와 함께 제품을 고도화하며 해외 시장 진출까지 나서고 있다.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 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푸드위크)’엔 농식품 모태펀드서 출자받아 만든 조합에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6곳이 부스를 마련했다. △진원온원 △메디프레소 △달롤컴퍼니 △더브레드블루 △프레쉬벨 △케일 등이다.
진원온원의 대표 제품은 쌀누룩 발효음료 ‘장토피아’다. 쌀누룩이 만들어 낸 효소로 장 내 탄수화물을 분해해 천연의 단맛을 내면서 장내 미생물을 개선, 소화까지 잘되게 한 음료다. 이진영 진원온원 대표는 의대 기초의학 석사 졸업 이후 글로벌 줄기세포·재생의료 연구개발, 한국연구재단 연구위원 등을 거쳤다. 이진영 대표는 “장과 뇌는 연결돼 있는데 뇌 발달은 정서 발달에도 영향을 준다”면서 “장 내 환경을 좋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년 법인 설립 이후 농심에서 전략적 투자를 받은 진원온원은 지난해 11월 농식품 펀드를 운용하는 씨엔티테크서 투자를 받았다. 진원온원은 장내 미생물 검사 키트를 통해 프로바이오틱스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와 협업도 모색 중이다.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제품을 개발, 구독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다.
2016년 설립된 메디프레소는 캡슐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왜 커피만 캡슐머신이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전 생애주기를 타깃으로 해 각 시기에 맞는 건강 음료를 캡슐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홍차, 한방차 등 다양한 티캡슐과 머신을 판매하고 있다. 머신은 네스프레소 캡슐 호환이 가능하다.
김하섭 메디프레소 대표는 “티캡슐은 57종 정도 개발했고 20여종을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면서 “네스프레소 머신은 전 세계 어딜 가든 집집마다 있어 해외로 가도 캡슐만 팔면 되기 때문에 저희는 일종의 캡슐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투자사 중 한 곳인 교원과 협업을 하고 있는 메디프레소는 농식품 펀드 운용사인 동문파트너즈, 현대기술투자, 로이투자파트너스 등에서도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70억원이다. 김하섭 대표는 “농금원에서 많이 지원을 해줘서 초기에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면서 “내년엔 해외 박람회에도 나가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시리즈B 투자 유치에도 나선다.
달롤컴퍼니와 더브레드블루는 모두 베이커리를 만드는 회사인데 자체 공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달롤컴퍼니는 글루텐프리(글루텐 대신 소화가 잘되는 쌀가루를 사용), 더브레드블루는 비건 베이커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각 타깃 고객 신뢰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달롤컴퍼니 관계자는 “전용 공장을 만들어서 쌀가루만 활용해 빵을 만들고 있다”면서 “보통은 쌀빵에 활성 글루텐이라고 해서 밀가루로부터 얻어지는 분말을 넣거나 밀가루 빵을 만드는 곳에서 같이 만들다 밀가루가 날리기도 하는데 저희는 그런 환경을 차단했다”고 말했다. 더브레드블루 관계자도 “입고 자체도 비건 원재료들만 입고한다”면서 “자체 공장이 있어 교차 오염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달롤컴퍼니는 농식품 펀드 운용사인 킹고투자파트너스, 동문파트너즈, 현대기술투자 등에서 3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2022년까지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GS편의점 전국매장, 풀무원, 삼성웰스토리 등에 납품 중이다. 더브레드블루는 쿠팡, 마켓컬리 등에 입점에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농식품 펀드를 운용하는 씨엔티테크로부터 투자를 받은 더브레드블루는 현재 시리즈A 라운드를 돌고 있다. 역시 해외 진출을 논의 중이다.
나이스투자파트너스와 패스파인더H의 농식품 펀드서 투자를 받은 프레쉬벨은 인공첨가물을 배제하고 가공을 최소화한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고 있다. 파파주스, 뉴데이일일건강 등이 대표 브랜드다. 코스트코,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등에 입점해 있다. 국내서 처음으로 가공식품 탄소발자국 인증마크를 획득했고 동반성장위원회의 ESG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케일은 식용 곤충인 밀웜을 직접 키워 가공해 제품을 만들기까지 하는 회사다. 건조를 하거나 분말을 만들거나 압착해 오일을 만들어 식품과 비누·화장품 등을 제작하고 있다. 소재는 수출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유일 2000톤급 밀웜 자동화 사육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는데 1만톤급 해외 생산시설을 추진 중이다. 케일은 대상그룹 계열인 UTC인베스트먼트의 농식품 펀드서 2017년 투자를 받았다.
황금빛 기자 gold@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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