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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을 추가 발행한다. 자회사 지분투자 외에 지급보증, 신종자본증권 인수 등 다른 금융지주사 대비 재무부담이 높은 메리츠금융이 선제적으로 자본적정성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9일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지난 2월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이은 행보다.
이번에는 30년 만기 구조지만, 발행일로부터 5년 이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이 붙었다. 공모희망금리 밴드는 5.0~5.6%이며 발행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올해 들어 금융지주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때 최소 4.24%(농협금융지주)에서 최대 4.97%(BNK금융지주)로 금리를 확정한 데 비하면 메리츠금융의 조달비용은 높은 편이다.
앞서 메리츠금융은 2월에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도 최종 5.8%의 이자율로 확정했다. 다만 비은행 금융지주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시장 지표를 제시하게 됐다.
메리츠금융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자본적정성 제고에 사용할 예정이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기준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성증권으로, 발행 시 회사의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만기가 따로 없거나 30년 이상으로 길어 '영구채'로도 불린다.
금융기관이 부실기관으로 지정되면 투자자들이 원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동일 등급 회사채 대비 2노치(notch) 낮은 등급이 부여돼 이율이 높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의 선순위 회사채 신용등급은 정부 지원 가능성까지 고려해 'AA(안정적)'가 부여됐지만, 이번에 발행될 신종자본증권에 대해서는 신용평가사들이 'A+(안정적)' 등급을 제시했다.
메리츠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올 1분기 말 현재 기준 106.4%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주사의 자회사 출자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자본총계 대비 자회사 출자총액 비율이다. 금융당국은 130% 이하로 관리할 것을 권고해 금융지주사들도 실질적인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다.
다만 메리츠금융의 안정적 비율은 지난해 결산에 대한 자회사 배당수익을 수령한 후 배당결의액을 아직 지급하지 않은 영향으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2.4%로 금융당국 권고치와의 격차는 7.6%p에 불과하다.
특히 5월에 이뤄졌던 메리츠증권의 2000억원 규모 메리츠캐피탈 유상증자 참여, 4월에 발행된 메리츠화재의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인수 등 자회사 지원이 2분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만큼 재무안정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이다.
이에 따른 메리츠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다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메리츠금융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회사 재무지원에 나서왔는데, 유상증자 외에도 화재·증권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인수, 지급보증(메리츠캐피탈 한도 1조원 중 실행 7400억원) 등의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회사에 대한 재무지원과 주주환원 계획 등을 감안할 때 메리츠금융의 재무부담은 높은 수준이며, 유사시 계열사에 대한 추가 재무지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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