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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노리는’ 오아시스, ‘UCK·한투파·카카오인베’ 마음 돌릴까?

Numbers_ 2024. 7. 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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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노리는’ 오아시스, ‘UCK·한투파·카카오인베’ 마음 돌릴까?

이커머스 기업 오아시스가 11번가 인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의 찬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아시스는 아직 FI와의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상황으로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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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가 11번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해 실패한 IPO를 재추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아시스 본사 전경  /사진 제공=오아시스


이커머스 기업 오아시스가 11번가 인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의 찬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아시스는 아직 FI와의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상황으로 일부 투자자는 11번가 인수 없이도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거래의 관건은 11번가의 ‘투자 가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11번가 매각자 측으로부터 티저레터를 받고 인수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인수 의향만을 밝힌 극초기 단계로 11번가 매각자 측과 오아시스는 별도의 협상도 진행하지 않는 상태다.

거래 관계자는 “(오아시스가) 관심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협상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아시스 측에서 인수 의향을 밝힌 이후로 냉철하고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후로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의 11번가 인수 타진은 기업공개(IPO) 전 외형 확대 차원으로 해석된다. 오아시스가 거래액 기준 국내 3위 이커머스 업체인 11번가를 인수하게 된다면 훨씬 커진 몸값으로 IPO를 재추진할 수 있다. 앞서 오아시스는 지난해 초 IPO 추진 당시 공모가를 결정짓는 수요 예측 결과가 기대를 벗어나면서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특히 오아시스 창업주인 김영준 의장이 11번가 인수에 상당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오아시스의 11번가 인수 거래가 성사되기까지는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거래는 현금 매각이 아니라 지분 교환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교환 비율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FI와의 협의다. 현재 오아시스에는 UCK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의 FI가 주요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매도자 측에서 11번가의 기업가치를 최소 5000억원 이상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일부에서는 투자 가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1번가는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의 영업 적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 FI 측은 회사가 11번가를 인수해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며 “오아시스와 FI 측이 논의를 간략하게 진행했으나 일부 FI가 딜을 진행하지 않는 게 더 유리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진행된 SK스퀘어 주도의 11번가 FI 지분 매각 협상에서도 지분 교환 비율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협상이 중단된 바 있다. 당시 SK스퀘어는 큐텐과 11번가 기업가치 측정을 위한 상호 실사를 진행한 뒤 어떤 비율로 지분을 교환하는지를 두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거래 방식, 기업가치 등에 대해 견해차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IB 업계 관계자는 “딜이 성사되려면 11번가의 최소 기업가치를 5000억원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그러나 11번가가 500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아시스 FI 의사가 이번 거래의 가장 큰 허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아시스는 FI와 11번가 인수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가 티저를 받고 검토하기 시작한 단계라 FI와의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며 “오아시스가 (11번가와의) 시너지를 더 분석하고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아시스는 그간 FI의 의견을 많이 참조하는 편이었다”며 “기존과 마찬가지로 FI 의견을 수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1번가 매각은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나인홀딩스컨소시엄(FI) 보유지분(18.18%)에 대해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2018년 11번가를 운영하던 SK플래닛(현 SK스퀘어)은 나인홀딩스컨소시엄(국민연금·H&Q코리아파트너스·MG새마을금고)에 지분 18.18%를 넘기면서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SK플래닛은 FI 측과 콜앤드래그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9월30일까지 11번가의 기업공개(IPO)를 완료하지 못하면 FI가 SK 지분을 함께 매각할 수 있도록 하되 SK그룹이 지분을 되살 수 있는 권한(콜옵션)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